제 5화 '죽음'에 대해

 

다음날에도 같은 시간대에

[마스터], 샤스포, 커틀러리 셋은 정원을 찾았다.

 

 

베르가 : 우웃, 훌쩍, 쿨쩍……!

 

로렌츠 : 모르모트 1호…….

 

선택지

  • 왜 그래!?
  • 베르가, 괜찮아!?

 

베르가 : 우웃, 훌쩍……!

빙글빙글 1호 2호 3호가……죽어버렸어!!

 

커틀러리 : 엣……!

 

로렌츠 : 안타깝지만, 사실인 것 같다.

현장의 잔해물로 파악하건데,

이건 곤봉딱정벌레──달팽이를 먹는 곤충의 짓이로군.

 

샤스포 : 천적에게 잡아먹혔다는 건가…….

 

베르가 : 이 녀석들의 몸이 없어져버렸으니까 박제도 못 하고……쿨쩍.

정말로 정말로 죽어버렸어…….

 

커틀러리 : ……베르가.

 

베르가 : 최소한……이 녀석들의 무덤을 만들어 주고 싶어…….

 

선택지

  • 같이 무덤을 만들자
  • 직원 분의 허락을 받아올게.

[마스터]가 직원의 허락을 받은 후,

베르가는 정원 한 켠에 달팽이들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했다.

 

 

커틀러리 : 나도 도와줄게.

 

베르가 : ……헤? 빙글빙글들은 내 펫이라고.

 

커틀러리 : 난 딱히 달팽이에는 관심 없지만……

베르가가 정말로 그 아이들은 귀여워했다는 것도, 죽음을 슬퍼하는 것도 아니까.

그러니까, 조금 도와줘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든 것 뿐이야.

 

베르가 : ………….

……펫도 친구도, 다들 갑자기 죽어버리지.

 

샤스포 : ……그런가?

넌 생물을 돌보는 건 의외로 제대로 하고 있잖아?

 

베르가 : 제대로 돌봐도, 죽을 땐 훌렁 죽어버린다고.

[마스터].

너도 머지 않아 죽잖아?

제대로 죽기 전에 말해라?

로렌츠에게 말해서, 박제로 만들 준비를 해 둘테니까.

 

샤스포 : 뭣……, 너, [마스터]에게 또 그런 말을……!

 

커틀러리 : …………!

 

로렌츠 : Mr.샤스포, Mr.커틀러리.

모르모트 1호의 발언의 의도는──

 

커틀러리 : 괜찮아, 베르가.

[마스터]는 안 죽어!

 

베르가 : 엣……?

 

커틀러리 : 왜냐면, 물에 빠지지도 않았고 먹을 것도 많이 있으니까.

그야, 전장은 위험하지만……

죽지 않도록, 우리들이 잘 지켜주면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어.

 

베르가 : 그런가?

하지만, 할배할매가 되면 아무리 그래도 [마스터]도 죽잖아?

 

샤스포 : 할매할배라니……. 노환으로 천수를 다할 때 말이야?

그걸 말하자면 끝이 없잖아.

 

커틀러리 : 그 말은 [마스터]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다는 말이야?

뭐어,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되겠지만, 그걸로 죽지는 않잖아?

 

샤스포 : ……?

 

커틀러리 : 제대로 지키면 되는 거니까.

그러니까 안 죽어.

 

샤스포 : 잠깐……잠깐만.

……너, 혹시…….

 

커틀러리 : 왜?

 

선택지

  • 인간은 나이가 들면 마지막에는 죽게 돼.
  •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죽어.

 

커틀러리 : …………에?


그날 밤.

커틀러리는 파르를 찾아갔다.

 

 

커틀러리 : 파르, 저기……

인간은 늙으면, 사고나 병에 걸리지 않아도,

살해당하지 않아도 죽는 거야……?

 

파르 : 갑자기 찾아왔다 했더니…….

혹시, 노환으로 죽는 걸 말하는 겁니까?

당연하잖아요.

 

커틀러리 : ……그럴 수가…….

 

파르 : ……그러고보니 당신은 원래는 해적의 소유물로,

컬렉션으로써 소중히 보관되어 있었다고 했죠.

해적은 대체로 나이가 들기 전에 죽고, 보관된 당신이 인간과 엮일 방법도 없죠.

평온한 인간의 생사를 실제로 본 적이 없다 하더라도 신기하지 않네요.

인간은 아기로 태어나, 성장해 어른이 되고, 늙어서…… 일생을 끝냅니다.

책과 연극에서 본 적 없었나요?

 

커틀러리 : 책에서 할아버지가 죽었다는 건 본 적 있지만,

병환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파르 : 놀랍네요.

 

커틀러리 : [마스터]네도 그렇게 말했어.

늙어서 죽는 건 당연하다는 것처럼.

왜 다들, 태연한 표정을 하는 거야!?

인간은 마지막에는 반드시 죽는다고 한다면……!

[마스터]도 반드시 죽는다는 거잖아!?

 

파르 : 네. 물론이죠.

 

커틀러리 : ……!

 

파르 : 커틀러리 씨──……

아뇨, 이런 건 제 영역이 아니네요.

뒤는 적임자에게 맡기도록 하죠.


커틀러리 : 우우……훌쩍……[마스터]……!

 

선택지

  • 왜 그래!?
  • 괜찮아!?

 

커틀러리 : [마스터]……!

나, [마스터]가 아무 일이 없더라도 죽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물에 빠지거나, 굶주리지 않으면, 사고나 병환을 피하면,

게속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사라진 후의 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마스터] 이외에게 소총되고 싶지도 않아!

만약 [마스터]가 내 마스터가 아니게 되는 날이 온다면……

정말로, 언젠가 반드시 온다면……!

그 땐 나를, 부숴줘…….

 

선택지

  • 커틀러리를 부술 수는 없어.
  • 그런 약속은 못 해.

 

커틀러리 : 어째서!?

 

마스터 : 커틀러리가 소중하니까. 그리고……

 

커틀러리 : ……!

이제 됐어……!


도망치듯 [마스터]의 방에서 뛰쳐나와

커틀러리는 어두운 중정에 홀로 쭈그리고 앉았다.

 

 

커틀러리 : (나, 지금, 이렇게나 행복한데……!

[마스터]가 언젠가 죽어서, 전부 부서진다니)

그런 건 싫어……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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