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화 예기치 못한 사태

 

다음 날, 정원에 온 세 사람은

각자 가이드북 컨텐츠 만들기에 착수했다.

 

 

커틀러리 : (기본적인 설명은 이런 느낌으로 괜찮으려나.

샤스포 씨는 아직 분명 스케치 중이겠지.

[마스터]는……산책 루트 확인 중인가)

(어제 뛰쳐나가버려서, [마스터]와 얼굴을 마주하기 힘드네……)

 

베르가 : 빙글빙글 1호, 2호, 3호~!

오늘도 야채를 가져왔어! 무덤 앞에 놓아줄게~.

 

커틀러리 : 베르가…… 뭐 해?

 

베르가 헷?

아아, 너냐.

 

커틀러리 : ………….

 

베르가 : 뭐야아?

울어?

 

커틀러리 : 울진, 않지만…….

저기 말야. 베르가는 소중한 존재가 죽은 지 얼마 안 됐잖아……?

 

 

커틀러리는 베르가에게 어젯밤의 일을 말했다.

 

 

베르가 : ……흐응.

그러니까 넌 말야, [마스터]가 부서지면 너도 부서지고 싶다는 거야?

 

커틀러리 : ……맞아.

 

베르가 : 함께 한다라.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 거 아냐?

 

커틀러리 : 하지만, [마스터]는 싫다고 했어.

왜 몰라주는 거지…….

 

베르가 : 음─, 그야 너………….

 

??? : 우윽……!!!

 

커틀러리&베르가 : ……!?


──십몇분 전.

 

 

샤스포 : 일러스트가 거의 다 완성되었어.

확인을 부탁해도 될까?

 

정원 직원 1 : 아름답네요……!

포근하고 다정한 분위기이면서,

종류마다 특징이 잘 살아 있어서 굉장히 알기 쉬워요!

 

정원 직원 2 : 포스트 카드도 만들어주었으면 하네요, 이건!

 

샤스포 : 고마워.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

……가능하다면 오너도 확인을 해주었으면 하는데.

 

정원 직원 1 : 앗, 그게…….

오너는 지금 부재중이셔서…….

 

샤스포 : 어제도 부재중이었던 것 같은데, 오늘도?

 

정원 직원 2 : 네, 죄송합니다…….

 

샤스포 : (아무리 생각해 봐도 거짓말이군.

저번에 그만큼 당황했으니.

역시 오너는 날 피하고 있어……)

알았어.

그럼, 오너에게 봐 달라고 하는 건 다음 기회에 할게.


웃으며 직원들과 헤어진 후,

샤스포는 처음으로 정원에 온 날을 떠올렸다.

 

 

샤스포 : (오너는 뒤돌아본 내 얼굴을 본 후로 상태가 이상해졌을 거야)

(나는 초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쪽은 나를 안다는 건가?)

(그라스가 또 무슨 짓을 저질러서, 녀석과 나를 착각했다, 던가?)

(아니……그렇다면, 그런 반응은 아닐 거야)

(응……? 잠시만……?

그녀의 상태가 이상해진 계기는 나잖아.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커틀러리와도 만나지 않았을 거야)

(혹시, 지만……

우리들 '귀총사'와의 접촉을 피하는 건가……?)

응? 저건…….

 

 

샤스포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수목의 나무가지를 다듬고 있는 정원사가 있었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사다리에서 삐걱이는 소리가 들렸다.

 

 

샤스포 : 저 사다리, 괜찮은 건가……?

(그러고보니, 경영에 여유가 없어서 설비와 도구를 교체하지 못했다고 했었지……)

 

 

샤스포가 신경이 쓰여 보고 있던 그 때였다.

떨어진 나뭇가지가 사다리 하부에 부딪힌 충격으로,

사다리 일부가 빠직 하고 소리를 내며 파손되었다.

 

 

정원사 : 엣!? 우와아앗!!

 

 

샤스포 : ……! 위험해!!

 

 

샤스포가 재빨리 달려가 정원사를 받아주었다.

그쪽으로 커다란 사다리가 쓰러져,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샤스포의 다리에 직격했다.

 

 

샤스포 : 우윽……!!!

 

정원사 : 히, 히익……누, 누구 없나요!

부상자가……!

 

베르가 : 뭐야, 지금 그 소리!

 

커틀러리 : 샤스포 씨!?

그럴 수가, 왜 이런 일이……!?

……윽!

웃……!

 

베르가 : 켁, 위험하잖아, 이거!

 

로렌츠 : (개방골절……이건 위험해)

Mr.샤스포, 괜찮다.

내가 적절히 응급처치를 하지.

Mr.커틀러리, 서둘러 마스터를 불러와 주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