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뒷골목의 귀총사
켄터키 : 저 녀석, 뭐 하는 거지……?
들개에게 밥이라도 줄 생각인가?
조지 : 글쎄……?
아니면, 상어를 불러서 놀 생각이라던가!
켄터키 : 저 녀석에게 그럴만한 배짱이 있어보이진 않는다만…….
이욱고, 바위 뒤에서 스프링필드가 몸을 웅크렸다.
뭘 하고 있나 싶어서 몰래 상황을 엿보던 두 사람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고 말문을 잃었다.
──스프링필드는 먹다 남은 뼈에 붙어 있는 고기를 갉아먹고 있었다.
켄터키 : 너 뭐 하는 거야!
조지 : 그거 쓰레기봉투에 들어있던 거잖아!?
막스처럼 배가 아파질걸!? 그러지 마!
스프링필드 : 죄, 죄송합니다……!
켄터키 : 사과할 필요는 없지만! 뭐 하는거야!
그런 걸 몰래 먹지 않아도, 고기라면 갓 구운 맛있는 게 산더미처럼 있잖아!
스프링필드 : 죄송, 합니다……잘못했어요……!
켄터키 : 그러니까,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아!
이해를 못 하겠네, 너.
스프링필드 : 죄, 죄송합…….
파도 소리에 묻히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소리가,
스프링필드의 배에서 울렸다.
조지 : 어라?
너, 혹시 아무 것도 안 먹은 거야?
켄터키 : 하아? 왜 배가 고픈데 쓰레기 같은 걸…….
일단 이거, 먹어!
켄터키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자기가 들고 있던 접시를 스프링필드에게 내밀었다.
스프링필드 : ………….
스프링필드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켄터키 : 이봐……내 고기는 먹지 않겠다는 거야!?
스프링필드 : ……없으, 니까…….
켄터키 : 아?
스프링필드 : 마스터의 지시가, 없으니까…….
켄터키 : 하? 밥 하나 먹는데에도 지시를 기다리다니, 마스터도 귀찮잖아 그런 건.
됐으니까 먹어!
스프링필드 : 하웁…….
켄터키가 스프링필드의 입에 억지로 고기를 밀어넣었다.
그러자, 스프링필드는 주저하듯 천천히 씹었다.
스프링필드 : ……읏!
우물우물 몇 번 씹더니 다음 순간──
스프링필드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빠르게 씹고는 고기를 꿀꺽 삼겼다.
조지 : 그거 맛있지!?
스프링필드 : ……아, 죄송합…….
켄터키 : 아아? 맛있는 고기에게 사과하다니 되려 실례잖아.
맛있으면 맛있다는 표정을 하고 먹어.
스프링필드 : ………….
켄터키 : 뭐야, 먹고 싶으면 먹고 싶다고 말해.
……자, 다 줄테니까, 아무튼 먹어!
켄터키가 준 접시를 받더니, 스프링필드는 아무 말 없이 계속해서 고기를 덥썩덥썩 먹었다.
조지 : 오옷……!
잘 먹네!
내 것도 줄까?
그거랑은 다른 고기도 있어☆
스프링필드 : ……읏, ……!
…………!
스프링필드는 그저 계속해서 먹었다.
그 모습을 보고, 켄터키는 이상한 기시감을 느꼈다.
켄터키 : (이 녀석의 이 눈……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래, 기억났어.
이건 전에 치안이 안 좋은 지역에서 봤던, 꿂주린 꼬마들의 눈과 똑같아……)
(그 때도 깡마른 꼬마들에게 가져왔던 음식을 줬더니,
이런 식으로 게걸스럽게 먹었었지……)
(귀총사가 이렇게 되다니……
이 녀석, 단순히 무기력하고 음침한 녀석이 아닌 건가……?)
펜실베니아 : ……다들, 여기에 있었구나.
조지 : 앗, 펜실베니아! [마스터]!
거기다 마이클도!
선택지
- 왜 이런 곳에 있어?
- 셋이서 뭐하고 있었어?
조지 : 으음……
스프링필드랑 고기를 먹고 있었어!
그런데, 막스는?
[마스터]랑 같이 있지 않다니 별일이네.
선택지
- 아직 고기랑 씨름을 하고 있어
- 고기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 모양이야
조지 : HAHAHA!
막스 녀석 완전히 BBQ에 푹 빠졌네!
마이클 : 스프링필드, 모습이 안 보여서 걱정했어.
하지만, 켄터키와 조지랑 친목을 다지고 있었구나.
그렇다면 다행이야.
스프링필드 : 아, 아뇨…….
그런, 건…….
켄터키 : 이 녀석이 배가 고프면서 아무 것도 안 먹고 있길래,
고기를 먹여주고 있었슴다.
조지 : 스프링필드가 먹는 모습이 엄청났다고☆
펜실베니아 : 아아……그렇구나.
그렇게 된 거였구나.
켄터키, 조지.
스프링필드를 신경써줘서……고마워.
켄터키 : 저기……
이 녀석, 마스터의 지시가 어쩌니 했는데요.
마스터는 괜찮다고 할 때까지 밥 먹지 말라던지,
그런 영문 모를 말을 할 리가 없는데……
뭔가요, 이 녀석.
마이클 : 아아……미안해.
확실히 내가 그렇게 지시했었어.
켄터키 : 엣……!?
펜실베니아 : ……스프링이 조금 안정되면 다시 말하려고 했는데…….
켄터키도 알아두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마이클 : ……스프링.
너에 대해 그들에게 말해도 괜찮을까.
스프링필드 : 아…….
마스터가, 바라신다면…….
스프링필드에게 고기와 야채를 추가해서 건내주고는,
마이클, 펜실베니아, 켄터키, 조지, 그리고 [마스터] 다섯 명은 잠시 장소를 옮겼다.
펜실베니아 : 우리들과 스프링필드가 만난 건
부흥 진행이 더딘 지역의 어느 뒷골목이었어…….
펜실베니아 : 여기에 괴물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아웃레이저같은 기척은 안 느껴지네.
??? : 으, 으윽……!
펜실베니아 : 아웃레이저, 인 건가……?
……그런 것 치고는 얌전한데…….
??? : 아아……큭……!
콜록, 콜록……!
싫, 어……싫, 어……!
아……악……!!
아웃레이저화 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그림자가 적극적으로 덮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피를 토하며, 폭주하는 스스로를 제어하려는 듯 가슴을 쥐어 뜯으면서 지면을 뒹굴었다.
그 붉은 눈이 펜실베니아의 모습을 포착했다.
??? : ……도, 와……줘…….
펜실베니아 : ……!
펜실베니아 : 그대로……그 녀석은 힘이 다해 총으로 되돌아갔어.
나는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한 그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서……
그 총──A1865를 마이클에게 가지고 갔어.
……스프링은 과거를 말하지 않아.
하지만……상당히 가혹한 일을 당했던 건 틀림없어.
마이클 : 그의 마스터는 제대로 음식을 주지 않았던 거겠지.
내가 다시 소총한 후에도 자주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던 모양이야.
……그걸 몰라서, 한 번은 심한 복통으로 쓰러졌던 적이 있었거든.
의사에게 데려갔더니, 상한 음식을 먹은 탓에 식중독.
거기다 배 안이 기생충 투성이라고 들어서, 나까지 졸도할 뻔 했어.
켄터키 : 뭐예요……그게…….
마이클 : 물론, 지금은 처치가 끝나서 건강해.
하지만, 또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펜실베니아 : 그래서……마음대로 음식을 먹는 걸 금지했어.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마스터가 허가한 것만 먹으라고 했지…….
조지 : 그런 거였구나……
스프링을 생각해서 내린 지시였어……
펜실베니아 : 스프링필드는……계속, 사로잡혀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사슬에 묶여,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
그래서, 마음도 감정도 움직이지 않아…….
나는 스프링필드에게 자유를 알려주고 싶어.
마음껏,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
뭐든, 마음이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그러면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몰라.
나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지켜보고 싶어.
……그렇게 결심했어.
켄터키.
너도……도와주었으면 해.
켄터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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