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케빈을 찾아라!
──다음 날.
무라타 : 하아…….
어젯밤 아리사카는 기분 좋게 돌아왔지만,
결국 뭘 했는지는 모르는 채로구나…….
그 정도로 숨기고 싶어하는 아리사카의 마음은 이해해주고 싶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으니…….
으음…….
……어라?
무라타는 시야 끝에 아리사카의 모습을 포착했다.
아리사카는 주변을 확인하더니, 제 2 의무실로 들어갔다.
무라타 : 음……?
친구란 건 의무실에 있는 건가……?
무라타는 기척을 죽이고, 신중하게 제 2 의무실로 향했다.
안에서는 아리사카의 조금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리사카 : ……편지를 찾았어.
무라타 : (편지……?)
아리사카 : 사진도 같이 찾았다.
이 사람이 에밀리인가?
……그렇군.
귀여운지 어떻지, 아리사카로서는 기준을 모르겠지만…….
케빈이 정말로 에밀리를 좋아한다는 것은 알았다.
무라타 : ……!
아리사카의 친구는 케빈이라고 하는가.
………….
아리사카 : 아리사카는 지금부터 외출허가를 받아 올게.
토요일에는 에밀리에게 편지를 전해주게 되겠지.
케빈 : 귀중한 휴일인데, 고마워.
용건이 있었던 거 아니야?
그 무라타란 녀석이랑 같이 외출할 예정이었다던지.
아리사카 :무라타와 외출할 예정은 없어.
케빈 : 흐음. 모처럼이니, 같이 외출하는 건 어때?
내 심부름만으로 휴일을 보내게 하는 건 미안한데.
아리사카 : 케빈은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어.
아리사카는 케빈을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아리사카는 혼자라도 문제없어.
그러니, 아리사카만 간다.
무라타 : …………!!
하치큐 : 아야야야……!
귀 잡아 당기지 마! 이제 도망 안 갈테니까!
무라타 : 에에잇, 시끄럽다.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하지 못할까.
마스터 : 대체 무슨 일이야?
무라타 : 어떤 학생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어서 말이야.
이름이 '케빈'이라고 하는 남자일세.
사서 경에게 이 '연감'을 보라고 들었네.
전교생의 앨범이라는 모양이로군.
하치큐 : 하아? 왜 또?
……그보다 전 학년을 다 조사하는 거야?
케빈이라는 흔한 이름을 가진 녀석이,
대체 몇 명이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무라타 : 불평이 많은 녀석이로군.
입을 놀릴 틈이 있다면, 얼른 찾도록.
짓테 :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역시 무라타 군과 하치큐 군인가.
하치큐 : 짓테……!
럭키, 때마침 잘 왔어!
너도 도와줘……!
짓테 : 도와……?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힘이 될 수 있다면 손을 보탤게.
하치큐 : 진짜냐……너, 좋은 녀석이구나…….
하치큐 : 7, 8, 9……인가.
이봐, 올해 신입생만 해도 9명이나 있다고, 케빈.
성은 모르는 거야?
무라타 : 모른다. 그저, 케빈이라고 하는 이름 뿐일세.
그리고……아니.
하치큐 : ……?
짓테 : 저기…… 무라타 군.
혹시, 이건 아리사카 군과 관련된 조사……인가?
무라타 : ………….
아리사카에겐 비밀일세. 아직은.
짓테 : (오오……일심의 직감이 맞았어)
하치큐 : 그거냐? 아리사카의 친구 관련인가.
이제 그냥 냅두라고…….
그보다, 왜 무라타는 그렇게나 아리사카를 신경쓰는 거야.
아리사카는 조금 상식에서 벗어난 점은 있지만, 똑부러지게 행동하니까,
당신이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지 않아?
무라타 : 흥, 이치란 아무래도 좋아.
이 몸은 아리사카가 귀엽다. 그렇기에, 걱정하지.
그리고 그렇기에, 내버려둘 수가 없는 것일세.
하치큐 : 뭐야 그게.
알 수 없는 세계로군…….
짓테 : 무라타 군, 귀여운 자식은 고생을 시키란 말도 있잖아?
조금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무라타 : 그건 안 되네!
아리사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늦지 않게 손을 내밀어줄 거리가 아니면…….
그대들은 모르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일세.
아리사카가……지금까지, 익숙지 않은 인간 세상에서 얼마나…….
그리고, 과거의 전장에서는…….
………….
……아무튼, 과할 정도로 고통받아왔던 아이일세.
앞으로는 적어도……힘든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하치큐 : 아─…… 그런 거로군.
무라타 : ……?
무슨 말이냐, 하치큐.
하치큐 :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
무라타 : 어중간하게 말하면 신경쓰이지 않나.
빨리 말해.
하치큐 : 잠깐, 연감 모서리를 들고서 자세 잡지 마!
말할테니까……!
그게…… 당신이 아리사카를 귀여워하는 건,
뭐랄까, 빚같은 게 있어서 그런가……
라고, 조금 생각한 것 뿐이야.
무라타 : 빚? 무얼 빚이라 느낀다는 게지?
하치큐 : 그, 아리사카는…….
당신의 말대로, 이런저런 일이 있었잖아. 역사상.
무라타 : ………….
짓테 : 무라타 군……?
무라타 : 이제 됐네.
짓테 : 엣?
무라타 : 조사는 끝일세.
[마스터], 짓테야, 조력에 감사하네.
잣테 : 감사를 받을 정도로 도와주진 못했지만…….
정말로 찾지 않아도 되는 거야?
무라타 : 그래, 괜찮네.
[마스터]도 가 봐도 되네.
하치큐 : 에? 되는 거야?
무라타 : 가.
하치큐 : 아, 알았어!
가자, [마스터], 짓테!
마스터 : 그럼…….
짓테 : 무라타 군, 도움이 필요할 때는 불러 줘.
──그 후, 무라타는 홀로 도서관에 남아,
연감을 몇 권이고 펼쳐보고는 페이지를 넘겼다.
무라타 : 이 사진……이름은──케빈.
……역시나,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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