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나침반3

 

 

샤를빌 : ……저기, 이거 봐, 베스 군.

 

브라운 베스 : 그러니까, 그 호칭!

나는 인정 못 한다고 했잖아.

 

샤를빌 : 아하하, 미안미안.

하지만 이 호칭이 입에 붙어버려서.

 

브라운 베스 : 하아……정말이지.

그래서, 뭘 보라고?

 

샤를빌 : 봐, 건너편에 작은 다리 보여?

놀도르 다리라고 하는데, 경치가 굉장히 좋은 곳이야.

 

브라운 베스 : 헤에…….

 

 

살짝 눈을 휜 브라운 베스는, 품 속에서 낯선 물건을 꺼냈다.

 

 

브라운 베스 : 여기서 동남쪽 방향인가.

 

샤를빌 : 저기, 저번부터 궁금했었는데,

베스 군이 들고 있는 그건 뭐야?

 

브라운 베스 : 이거? 나침반이야.

성의 창고에서 먼지투성이였던 걸 찾았어.

 

샤를빌 : 나침반? 그거, 귀중한 거야?

 

브라운 베스 : 글쎄.

귀중한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멋있잖아.

 

샤를빌 : 엣, 그런 이유로 들고 다니는 거야?

 

브라운 베스 : ……? 그래.

 

샤를빌 : ……후훗, 아하하핫!

베스 군은 가끔 엉뚱한 짓을 한다니까.

 

브라운 베스 : 그런가……?

나침반은 지금도 사용하는 실용적인 물건이라고.

 

샤를빌 : 엣, 그런 거야?

 

브라운 베스 : 그래. ……봐.

이 침은 언제 어디에 있든 북쪽을 가리켜.

방위자침이라고도 부른다고 해.

이게 있으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 수 있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라고 해.

……굉장하지?

 

샤를빌 : 헤에……!

사람들은 이걸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구나.

여행, 이라…….

 

브라운 베스 : 샤를은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샤를빌 : 나는……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가고 싶으, 려나.

어딘가 멀리, 아주 멀리……

이름도 들어본 적 없고,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작은 가방에 최소한의 짐만 넣고,

행선지도 목적도 없는 여행을 떠나고 싶네.

'리리엔펠트 가의 귀총사 샤를빌 님'

같은 게 아니라……그냥 샤를빌로서.

그러면……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브라운 베스 : 자유, 라……

 

샤를빌 : 신기하지.

귀총사로 깨어나, 인간의 몸을 가지고.

움직이고, 말하고, 맛있는 과자를 먹기도 하고.

다양한 걸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단순한 총이었을 때가 더, 이렇게 얽매여 있진 않았던 것 같아.

 

브라운 베스 : 샤를…….

 

샤를빌 : 단순한 총에게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아.

단순한 총에게는 구원을 바라지 않아.

단순한 총에게는……자신의 이상을 강요하지 않아.

………….

……미안해.

이상한 얘길 해버렸네.

농담……이랄까, 이건 그냥 상상이야.

나는 리리엔펠트 가에서 떨어질 수 없고, 귀총사 샤를빌이니까.

 

브라운 베스 : ………….

……저기.

이거, 너한테 줄게.

 

샤를빌 : 엣!?

하지만 이거, 베스 군이 아끼는 거잖아?

항상 가지고 다니고, 마음에 든 게…….

 

브라운 베스 : 괜찮아, 줄게.

도무지 숨이 막힐 때는, 이거라도 써서 어딘가로 도망쳐버려.

실실거리는 프랑스 녀석에겐 그 정도가 어울려.

 

샤를빌 : 실실거리는 프랑스 녀석이라니……너무하네, 정말.

하지만……고마워.

언젠가 여행을 떠날 때……

자유로워지고 싶어졌을 때에 쓰도록 할게.

 

브라운 베스 : ……그래.


조지 : 이 나침반은 역시 그 때의……!

하지만, 그렇다면 왜 그 녀석은…….

사라졌다는 건, 여행을 떠난 게 아닌 건가……?


샤를빌 : 응, 괜찮아.

내게는 이제 필요 없는 거니까.

조지가 가지고 있어주었으면 해.


조지 : 부서져서 필요없다……는 건, 샤를의 경우에는 아닌 것 같아.

……!

필요없다는 말은, 설마…….

그 녀석, 자유로워지는 걸 포기해서…….

그렇다면……!

……윽!

 

선택지

  • 조지!?
  • 왜 그래!?

 

조지 : [마스터], 긴급사태야!

빨리 샤를을 찾지 않으면……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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