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총사R 2장 메인스토리 7화

7화 두 사람의 약속

 

 

──브라운 베스와의 최악의 만남 이후,

우리들은 몇 번쯤 파티와 만찬회에서 얼굴을 마주칠 일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의 인상은 안 좋은 채.

마음을 터놓을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로제 : 나는 폐하와의 회담에 참가하고 오지.

너는 근처에서 얌전히 있도록 해.

 

샤를빌 : 네, 로제 님.

……하아, 기분 나빠.

바깥 바람이라도 쐬고 올까…….

 

 

──와그작, 와그작…….

 

 

샤를빌 : ……으응? 뭐지, 이 소리.

저쪽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

 

브라운 베스 : ………….

 

샤를빌 : (……브라운 베스!

가, 왜 생 인삼을 와작와작 먹고 있는 거야!?)

뭐, 뭐 해……?

 

브라운 베스 : 보면 알잖아. 인삼을 먹고 있어.

 

샤를빌 : 아니, 왜……?

 

브라운 베스 : 조금 배가 고파서.

……너도 먹을래?

 

샤를빌 : 에엣!? 필요 없는데…….

 

브라운 베스 : 그래.

 

 

──아삭, 와작……

 

 

샤를빌 : …………

 

브라운 베스 : ………….

 

샤를빌 : 저기……그……역시, 좀 받아도 될까?

 

브라운 베스 : 그래.

 

 

──와작, 와작……

──오독, 오독……

 

 

샤를빌 : (침묵이 힘들어서 먹긴 했는데, 뭐야 이 상황……!)

 

브라운 베스 : ……저기, 샤를빌.

 

샤를빌 : 헷, 왜?

 

브라운 베스 : 너, 절대고귀가 될 때는 무슨 생각을 해?

 

샤를빌 : 그게……음…….

(그런 걸 물어봐도,

나, 절대고귀가 되지 못하는걸……)

(하지만, 로제 님이 '의심스럽지 않게 행동해라'고 단단히 말했으니까……)

……말로 표현하긴 조금 어려우려나?

그러는 너야말로 무슨 생각을 해?

 

브라운 베스 : ……잘, 모르겠어.

 

샤를빌 : 에엣, 너는 절대고귀가 될 수 있는데 모를 수가 있는 거야?

 

브라운 베스 : ……윽, 그건……!

 

 

브라운 베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걸 보고 '어쩌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샤를빌 : ……저기, 혹시나 하는데.

너도……절대고귀가 되지 못하는 거야?

 

브라운 베스 : 너'도'라니……그럼, 너도?

 

샤를빌 : 엣, 그 말은, 진짜로!?

 

브라운 베스&샤를빌 : ……!

 

브라운 베스 : 하아……설마 우리들 둘 다 사실은 절대고귀가 되지 못할 줄이야.

 

샤를빌 : 저기, 너는 왜 절대고귀가 될 수 있는 척을 하는 거야?

 

브라운 베스 : 척이랄까……내 경우에는 오해다.

혁명전쟁 때의 귀총사의 싸움을 그 눈으로 본 녀석은 실제로 거의 없잖아?

모두 하나같이 소문을 간접적으로 들은 상황에서

'귀총사는 절대고귀라는 힘으로 싸운다'고 애매한 소문이 퍼진 상황이었어.

그게……어느샌가 '귀총사는 잘은 모르겠지만 절대고귀인 것 같다'는 소문으로 바뀐 것 같아.

그래서, 대관식 때 여왕폐하 옆에 있던 내 모습을 보고

'확실히, 절대적인 고귀함을 발하고 있어!'라고 모두가 소근거려서……

어느샌가 '브라운 베스는 절대고귀한 귀총사다'라고 불리게 되어버렸어.

왕실 측으로서도 좋은 방향의 오해니까,

딱히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스탠스라서……

 

샤를빌 : 그, 그렇구나…….

 

브라운 베스 : 너는 왜 절대고귀가 될 수 있다는 걸로 알려져 있는 거야?

 

샤를빌 : 내 마스터……로제 님이 영국의 브라운 베스는 절대고귀를 각성했는데

너는 왜 되지 못하냐고 그러면서…….

모두의 기대를 이 이상 져버릴 수도 없어서,

절대고귀가 될 수 있는 척을 하기로 한 거야.

……처음 너를 만났을 때, 솔직히 굉장히 조바심이 났고, 미웠어.

나는 절대고귀가 되지 못하는데 어째서……하면서.

 

브라운 베스 : ……이봐이봐, 그런 부분까지 똑같은 거냐고.

'프랑스의 샤를빌은 절대고귀가 될 수 있다'고 들어서……

나도 조바심이 났고, 화가 났어.

왜 이런 실실거리는 녀석이……라면서.

 

샤를빌 : 엣! 그럼 우리들…….

 

브라운 베스 : 거짓 정보를 믿고, 멋대로 오해하고,

서로에게 날을 세웠던 거군.

 

샤를빌 : ……후훗!

 

브라운 베스 : 쿡……, 아하하하!

바보같네 우리들!

 

샤를빌 : 아하하, 정말로!

……하─.

이렇게 크게 웃은 거 처음이야.

 

브라운 베스 : 나도야.

 

샤를빌 : ……저기.

지금은 우리들 둘 다 절대고귀가 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꼭──

 

브라운 베스 : 그래. 절대고귀가 되자.

 

샤를빌 : 잠깐, 내 말 뺏지 마!

 

브라운 베스 : 흥. 네가 빨리 말하지 않은 게 잘못이지.

 

샤를빌 : 베스 군은 짓궂단 말이지……!

 

브라운 베스 : 하아? 뭐야 그 호칭은, 기분 나쁘네.

 

샤를빌 : 괜찮잖아!

귀엽고 부르기도 쉽지, 베스 군.

 

브라운 베스 : 나는 인정 못 해!

샤를빌 : 아하하, 그럼 내 마음대로 부를 거야.

……앞으로 잘 부탁해.

 

브라운 베스 : ……그래, 나야말로.

 

 

──베스 군은 내게 처음 생긴 친구이자, 동지였다.

같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나는 마음이 편해져서 힘을 낼 수가 있었다.

---

샤를빌 : ………….

……베스 군.

나, 이제 지쳤어.

역시 나는 절대고귀가 되지 못하고,

너도……이제, 사라져버렸어.

그러니까……이제 됐겠지.

나……, 편해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