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짐승의 기억1
에르메가 퇴실하려 했으나,
한 가지 궁금했던점이 있어, [마스터]는 그를 불러세웠다.
마스터 : 그러고보니, 지그부르트는……?
에르메 : 아아, 지그라면 총인 채로 근신 중이야.
규율위반이 20회를 넘었고, 후퇴명령을 무시하고 계속 싸운 건 너무했지.
……아.
드라이제 : ………….
마스터 : 드라이제 특별사령관!
드라이제 : ……그 호칭은 그만 둬.
나는 이제 당신의 귀총사지 상관이 아니니까.
에르메 : 그럼, 나는 이만.
푹 쉬어.
드라이제 : 에르메와……무슨 얘기를 했지?
선택지
- 주로 드라이제에 대해서……
-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
드라이제 : 그런가…….
나도 이 틈에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건, 어느 총을 손에 넣은 남자의 얘기다──.
군대에 막 입대한 그 청년은, 섬세하고 상냥해서, 굉장히 병사에는 걸맞지 않았지.
사람을 쏠 수 없었으니까.
상관 : 네놈! 그러고서도 군인이냐!
그런 식으로 총을 잡아서 적을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청년 : 죄, 죄송합니다……!
병사1 : 핫! 너처럼 나약한 놈이 쓰면,
고성능인 총도 쓸모없어질 것 같네.
청년 : ………….
하지만……사람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무서운 짓을, 나는 못 해…….
주변에게 근성 없는 놈이라며 매도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은 군에서 열심히 훈련에 힘썼다.
이윽고……전쟁이 시작되어, 청년은 전장으로 향했지.
하지만, 그곳에서도 역시 사람을 쏠 수 없었다.
하지만……그런 청년의 운명이 크게 바뀌는 밤이 왔지.
그 날, 그가 있던 소대는 작전 도중에 사고로 산에서 조난을 당해버렸다.
며칠이 지나 식량이 떨어졌을 때,
소대는 산적과 마주쳐, 전투가 벌어졌는데──
산적1 : 돌려줘! 그건 우리들의 식량이다!
대원1: 시끄러워! 어차피 강탈해 온 거잖아!
산적1 : 크악……!
대원2 : ──이봐, 딱 좋은 연습대 아냐.
너, 이 녀석을 죽여봐.
동료 한 명이 다쳐서 움직일 수 없게 된 산적을 청년 앞에 내던졌다.
산적2 : 무슨 짓이야! 놔, 썩을 놈이!
청년 : 제, 제겐 무리예요……!
그런, 주, 죽이……다니……!
대원2 : 무리 아냐, 이건 명령이다──죽여.
전투가 벌어졌을 때도, 못 죽인다면서 울부짖을 셈이냐?
이 녀석은 쓰레기다.
사람들에게서 물건, 어쩌면 목숨까지도 빼앗으며 살아온 녀석들이다.
네가 하는 짓은 옳은 짓이야.
대원1 : 이봐, 얼른 해.
청년 : ……읏!
대원2 : 조준을 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것 뿐이야.
그 정도는 간단하잖아?
대원1 : 자, 어서 해!
청년 : 아,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청년은,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청년 : 내가, 했어……했어, 내가……!
나도 할 수 있어,
하, 하하, 햐하하하하하하……!
그 때부터, 상냥했던 그는 사람이 변했다.
사람을 쏘는 행위를 일절 망설임 없이, 적을 쏴죽이고는 웃으며──
청년 : 하핫, 햐하하하하……!
거슬리면, 포로도 죽였다.
곧바로 주변은 그의 이상을 알아채게 되었다.
조금씩, 청년이 군대에서 붕뜨기 시작한 어느 날──
청년 : 시끄러워, 시끄러워……!
내게 지시하지 마, 닥쳐……!!
대원2 : 크, 윽……! 너…….
사소한 언쟁으로 인해, 청년은 동료를 죽이고 말았다.
청년 : 하아……, 하아……!
나, 나는……무슨 짓을……!
동료를 죽였는데……!
어째서, 이렇게 기쁜 거야!
하하하하!
웃음이, 멈추질 않아……!
──청년은 드높이 웃으며 스스로에게 총구를 겨누어…….
청년 : 하, 하, 하하하하하핫!
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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