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같지만, 달라

 

엔필드 : 스나이더…….

 

 

엔필드는 쇼트 브래드가 들어 있는 봉투를 주워, 꼬옥 쥐었다.


엔필드 : 네가 뭘 먹을 수 있는지, [마스터] 씨가 알고 싶은 것 같아.

어때?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건 있을까.

 

스나이더 : 아무 것도 흥미 없어

 

엔필드 : 그렇게 말하지 말고. 자, 이런 건 어떨까?

닭고기를 허브로 소테로 만든 거야.

좋은 냄새가 나지?

 

스나이더 : ……새의 사체인가.

 

엔필드 : 으……. 그렇게 생각하니 식욕이 사라지네…….

으음…… 그럼, 이쪽은 어때?

신선한 야채 모듬이야.

 

스나이더 : ……나보고 풀을 먹으라고?


──꼬르륵.

 

 

엔필드 : ……으응?

지금 소리는……스나이더, 또 식사를 빼먹은 거야?

 

스나이더 : 물이라면 마셨다.

 

엔필드 : 몇 번이나 말했잖아?

그래서는 영양은 섭취할 수 없다고!

하아……어쩔 수 없지.

스콘을 구울테니까 따라와.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식사를 해야지.

 

스나이더 : ……알았다. 하지만, 잼은 필요 없어.

 

엔필드 : 알고 있어.

스콘도 제대로 맛이 안 나는 걸로 한 테니까.

 

스나이더 : 그렇다면 좋다. 쓸데없는 맛이 나는 건 마음에 안 들어.

 

엔필드 : 하아…….

이왕이면 맛있는 걸 만들고 싶은데……

 

쿄도 : 하하하……엔필드의 말이라면, 마지못해서지만 들어주기는 하는구나.


엔필드 : 스나이더 녀석…….

아무 것도 먹으려 하질 않아서 몇 번이나 쓰러지고.

드디어 스스로 먹을 수 있는 걸 찾았나 했더니 탄산수라, 결국 영양은 섭취하지 않고…….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고 하니까,

자포자기해서 맛이 안 나는 쇼트 브래드랑 스콘을 만들었더니 "나쁘지 않다"면서 먹고…….

이런 퍼석퍼석하고 달지 않아서, 간신히 에너지만 섭취할 수 있는 건데 말이야……

………….

 

 

엔필드는 손에 들고 있는 총을 바라보았다.

 

 

엔필드 : (그러고보니 스나이더 총을 이렇게 찬찬히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일지도 모르겠네……)

(정말이지…….

싸우기만 해서 자잘한 기스가 나 있고, 먼지투성이야)

(이 스나이더를 쇼케이스 안에 넣으면,

총의 모습인 채로도 날뛰어서, 유리를 깨고 나올 것 같네)

……후훗.

하하…….

어째서일까.

절대비도는 써대고, 몇 번이나 싫다고 해도 개조개조라며 끈질기게 말해오고,

동생이지만 내 손에는 벅찬 녀석인데…….

그럼에도, 내 동생은, 이 스나이더야.

같은 종류의 총이어도, 귀총사라도, "너"가 아니면…… 분명, 내 동생이 아니야.

………….

아아……난, 무슨 짓을 저지르려고 했던 걸까.

빨리 [마스터] 씨네에게 돌아가자.

스나이더를 소총해달라고 해야지…….


쇼케이스 안의 스나이더총에게서 등을 돌리고, 엔필드는 방을 나왔다.

그 순간──.

 

 

토마스 : 움직이지 마라.

 

엔필드 : ……읏!

 

 

복도에는 토마스와 네 명의 남자들이 기다라고 있었는데,

방에서 나온 엔필드에게 일제히 총구를 겨누었다.

 

 

엔필드 : 토마스 씨……, 아, 아니에요, 이건……!

마음대로 들어온 건 사실이라, 사죄하겠지만……!

 

토마스 : 사죄는 필요 없다.

감쪽같이 먹이에 낚인 불쌍한 귀총사여.

 

엔필드 : ……? 토마스 씨……?

 

토마스 : 귀공을 위대한 분께 바칠 것이다.

세계연합군의 개에게 깨어난 귀공은 지금 여기서 사라져 줘야겠어.

 

엔필드 : ……읏! 대체, 무슨 말을…….

 

토마스 : 그리고 귀공을 우리들의 동지로 맞이하지.

진정으로 세상을 이끌 우리들 곁에서 다시 그 몸을 얻도록 하라!

 

엔필드 : 설마……, 톨레 샤프……!?

 

토마스 : 후후……하하하핫!

그 말대로다.

브라운 베스의 형적을 추구해 동생에게 불만을 가진 귀공을 여기로 유도하는 것은 간단하여, 마치 어린애 장난 같았지.

우리들의 계획대로 스나이더 총까지──

심지어, 총으로 돌아가버린 상태로 가져와 줄 줄이야!

총으로 되돌릴 수고가 덜어서 최고로군.

그럼, 귀공도 총으로 되돌려야겠지.

쓸데없는 저항을 해서 총을 다치게 하고 싶진 않거든.

얌전히 사라져 주도록 할까.

 

엔필드 : (어쩌지……!?

현대총을 장비한 적이 지근거리에 다섯 명……

절대고귀로 응전하려 해도, 그 순간에 맞을 거야)

(난……여기서 총으로 돌아가, 원하지도 않는 마스터에게 소총되게 되는 건가……!?

내가 우활한 짓을 한 탓에 스나이더까지 휘말려서……!)

큭……!

 

??? : ──도와줄까? 엔필드.

 

엔필드 : ……읏, 스나이더! [마스터] 씨!?

 

토마스 : 뭐,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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