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실의와 결의

 

조지 : 저기, 스나이더!

바나나 먹을래?

 

스나이더 : 필요 없어.

 

조지 : 엣? 맛있는데…….

그럼 이건? Boiled egg!

추천하는 토핑은 케첩!

 

스나이더 : 필요 없어.

 

조지 : 에─! 그럼……

음─, 다른 건…….

 

스나이더 : 필요 없어. 배는 안 고프다.

 

조지 : 하지만, 스나이더.

너, 요즘 제대로 밥 먹고 있어─?

[마스터]가 걱정했다고.

엔필드랑 싸웠다면, 평소 먹는 맛이 안 나는 쇼트 브래드랑 스콘이 없잖아?

쓰러지지 전에 빨리 화해하라고─.

 

스나이더 : ……그 녀석이 생각을 고친다면 말이지.

 

조지 : 에에……? 그거, 개조 OK하라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엔필드가 변해버리는 건 싫고!

 

스나이더 : 그게 아니다.

그 녀석이 가진, 절대고귀에 대한 망집이 문제다.

……하지만, 네 말도 일리 있군.

애예 개조해서 나로 만들던지, 나와 가까워지면 녀석의 완고한 생각도 변할지도 몰라.

 

조지 : 큰일이다.

나, 어쩐지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나……!?

개조는 다시 생각하자, 스나이더! 응!?


조지와 스나이더가 화해 담론을 나누고 있을 때──

 

 

엔필드 : 쿄도 교관 덕분에 레지스탕스에 있었던 스나이더에 대해 정확한 것을 여럿 알게 되었네…….

설마, 나를 개조하고 싶어하는 건 그도 똑같았다니.

어쨌든 개조의 공포는 따라다니는 건가……하아.

……아무튼

토마스 씨가 말했던 것은 옳았어.

레지스탕스의 스나이더는……절대비도를 쓰지 못했어.

하지만……쿄도 교관의 말을 듣는 한, 절대비도라는 힘을 몰랐던 것 같으니…….

먼저 절대고귀를 각성해서, 그런 힘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걸지도 몰라.

만약 그가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절대고귀를 깨우치지 못하다가 절대비도를 알게 되었다면……또 달랐을까?

아니면, 같은 종류의 총이라고 해도 별개의 존재니, 근본적인 존재 방식은 비슷해도 사고방식이나 성격은 다소 달랐을까.

나도……다른 나와는 만나본 적 없지만, 내역과 환경이 다르면 완전히 똑같은 나는 아닐거라 생각하니…….

음…….

 

 

생강에 잠친 채 걷던 엔필드는 문득,

담화실에서 조지와 스나이더가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엔필드 : (조지 스승님……스나이더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

(스나이더와 만나는 건 아직 어색하지만,

계속 이대로 있을 수도 없으니, 얼굴을 내밀어 볼까……)


조지 : 옷, 엔필드!

 

스나이더 : 마침 잘 왔군.

"화해"를 해 주마.

 

엔필드 : ……엣?

 

조지 : 오옷!

Nice야, 스나이더☆

 

스나이더 : 네가 너무나도 고귀고귀 타령하며 시끄러우니까.

난 앞으로 기본적으로, 절대고귀를 쓰는 것으로 해 줄 수 있다.

 

엔필드 : 엣……저, 정말로……!?

네 입으로 그런 말을 듣는 날이 오다니……!

스나이더……드디어 이해해 주었구나……!

네가 고귀한 귀총사로서의 존재하는 것을 이해해 줘서, 정말로, 진심으로 기쁘──

 

스나이더 : 단.

 

 

엔필드의 환호의 말을 스나이더가 가로챘다.

 

 

스나이더 :네가 절대비도를 쓴다면……말이지만.

 

엔필드 : ……뭐라고?

 

조지 : What!?

 

스나이더 : 네가 스승이라 칭송하는 조지가 화해하라고 했단 말이지?

너는 내가 절대비도를 쓰는 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니까.

화해하기 위해 타협안을 생각해 줬다.

 

 

엔필드 : 그게……절대비도라고……?

 

스나이더 : 그래. 개조라도 괜찮은데?

애초에 네가 그대로 절대비도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

네가 나와 가까운 존재가 되면, 쓸데없는 걸로 싸움따윌 할 일도 없어지겠지.

스승이란 녀석도 기뻐하겠지?

 

엔필드 : 스나이더……너란 녀석은……!

 

조지 : 엣……에에엣!?

난 개조 NO라고 했잖아!?

 

 

조지의 놀란 목소리는 두 사람에게 닿지 않았다.

옅은 미소를 지은 스나이더를 엔필드가 단단히 노려보았다.

 

 

엔필드 : 웃기지 마……!

내가 절대비도같은 힘을 쓸 리가 없잖아!!

거기다, 조지 스승님에게까지 이상한 걸 불어넣어서, 개조에 찬성하게 만들도록 하다니……!

 

조지 : 아니, 그러나까 난 찬성하지 않았다니까!

아무튼, 둘 다 일단 진정하자. 응!!??

 

엔필드 : 조지 스승님…….

죄송합니다. 이성을 잃어서…….

 

조지 : No problem!

하지만 이렇게 말다툼하는 게 아니라, 진정하고 서로의 생각을 제대로 말하자.

다툼의 원인은 절대고귀랑 절대비도야?

 

엔필드 : 아, 네…….

저희들 고총의 귀총사는 고귀한 힘으로 싸워야만 합니다.

그런데 스나이더는 비꼬듯이 절대비도를 써서……!

 

스나이더 : 나는 딱히 절대비도만을 사용하는 건 아니야.
쓸 수 있는 힘은 뭐든 써서, 싸운다.

거기에 무슨 문제가 있지?

 

엔필드 : 그러니까, 절대비도는 [마스터] 씨를 상처입힌다고!

그런 불길한 힘따윈 써서는 안 돼!

봉인해야 마땅하잖아!

 

조지 : 음…… 확실히, 절대비도를 쓰면 [마스터]의 장미의 상처가 커져버리지.

아프고, 고통스러울 거라 생각해…….

하지만 절대고귀만을 썼다간 장미의 상처가 사라지고 우리들 귀총사도 사라져서, [마스터]를 지킬 수 없게 돼.

그러니까, 나는……절대고귀도 절대비도도 둘다 똑같이 중요하고 필요한 힘이라 생각하고 있어.

둘 다 쓴다면, 그건 그걸로 [마스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스나이더 : 그렇다는대, 엔필드

 

엔필드 : ……윽, 조지 스승님까지 그런 말을……!

스나이더……!

네가 조지 스승님의 생각을 비튼 거 아니야!?

절대비도는 우리들에겐 불필요해.

써서는 안되는 힘이라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말하는데, 그런 불길한 힘을 계속해서 쓰다니──

내 동생이 아냐!

 

조지 : 앗! 엔필드, 기다려……!

 

스나이더 : ………….


엔필드 : 앞으로 절대고귀를 쓰겠다고 들었을 때는 드디어 생각이 전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절대비도를 포기하게 하려면……이제, 그 방법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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