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화 신기한 해후

 

어느 휴일, 샤스포는 미술부 학생들과 함께

수국 명소로 유명한 정원을 찾았다.

 

 

샤스포 : 어라?

사람이 적다 했더니, 수국이 아직 피지 않은 건가.

 

 

샤스포는 조금 낙담했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가지 하나에만 피어있는 하얀 수국을 발견했다.

 

 

샤스포 : 얼마나 가련한지…….

그림으로 그려서, [마스터]에게도 보여주자!

수채로 생기를 표현하고 싶네.

녹색 잎과의 대비를 강조하고──

조금만 푸른색을 섞어서 표현해 보는 것도 괜찮으려나……?

 

 

샤스포는 수국을 자세히 관찰하며 몰두하여 펜을 움직였다.

꽃 부분이 대략 그려지고,

결과물에 만족하여 살짝 숨을 돌렸을 때였다.

 

 

?? : 어머, 그 그림……!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

샤스포는 수채화가 잘 보이도록 조금 들어올렸다.

 

 

샤스포 : 하나만 청초하게 피어있는 것도 멋져서,

이렇게 사생하고 있었어요.

어떤가요?

 

여성 : 아………….

 

 

그림의 감상을 들어보려고 뒤돌아본 샤스포를 보고,

여성은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비틀비틀 뒷걸음질쳤다.

 

 

샤스포 : ……마담?

 

여성 : ……읏!

 

 

가슴께를 세게 누르던 여성은

다리에서 힘이 빠진 듯이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

 

 

샤스포 : 괘, 괜찮으세요……!?

뭔가 약을……아니, 도움을 부르는 게……!?

 

 

여성 : 아, 아뇨……괜찮아요.

조금 현기증이 난 것 뿐이라…….

당신의 그림이──…….

 

샤스포 : ……?

 

여성 : ………….

당신……샤스포라고 하는 귀총사인가요.

 

샤스포 : 네, 그런데요…….

 

여성 : 그렇군요…….

 

 

힘없이 중얼거린 후, 여성은 조금 비틀거리며 자리를 떴다.

 

 

샤스포 : (나를 보고 놀랐어……아니, 쇼크를 받았어……?

하지만, 만난 적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한 편 그 때──……

 

 

커틀러리 : 하아…….


──몇 시간 전.

 

 

커틀러리 : 저기, 미카엘. 슬슬 출발할 시간이야.

정원을 보러 가는 거, 기대하고 있었잖아?

 

미카엘 : ~~~♪ 아니, 선율은 이쪽이 더……?

~♪ ~~♪

 

 

시계를 신경쓰며 커틀러리가 말을 걸어보았지만,

작곡에 몰두한 미카엘은 말을 걸고 있다는 것조차도 알아채지 못했다.

 

 

커틀러리 : (방해하는 것도 미안하니까……일단 나 혼자서 가자)


짓테 : 이런, 커틀러리 군.

외출하니?

 

커틀러리 : 응. 원예부의 모두와 정원 견학을 하러…….

 

짓테 : 헤에! 그거 좋네.

나도 마침 쇼핑을 하러 거리에 나가려던 참인데,

도중까지 같이 가도 될까?

 

커틀러리 : ……! 상관없어.


짓테 : 여기가 정원인가

훌륭한 곳이네!

 

 

목적지인 정원에 도착하자,

원예부 부원들은 친한 사람들끼리 같이 다니며 제각각 가고 싶은 곳으로 갔다.

커틀러리는 짓테와 둘이 덩그라니 남겨졌다.

 

 

짓테 : 이런. 단체행동이 아니라, 각자 마음대로 보는 거구나.

커틀러리 군은 혼자서 괜찮은 거야?

 

커틀러리 : 어린애가 아니니까, 혼자서도 괜찮은 게 당연하잖아.

그보다, 여기까지도 짓테가 같이 오겠다고 해서 같이 온 것 뿐이고……

 

짓테 : 하핫, 그랬었지.

어울려줘서 고마워!

커틀러리 군과 산책할 수 있어서 좋았어.

그럼, 나는 이만.

잘 다녀와!

 

커틀러리 : 앗…….


커틀러리 : 하아…….

(짓테가 함께 와 줘서 기뻤는데…….

나, 왜 그렇게 말해버린거지.

왜 항상 솔직하게 고맙다고 말할 수 없는 걸까……)

(짓테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화내거나 하지 않으니까 고맙지만,

항상 이래서는 미움받을지도……

[마스터]도 상냥하지만, 기분이 좋진 않겠지……)

 

콜린 : 커틀러리 씨!

오늘은 미카엘 씨와 함께가 아닌가요?

 

커틀러리 : 아……부장.

미카엘은……조금 바빠서 못 왔어.

 

콜린 : 그렇군요.

그럼다면 이쪽으로 꼭 와 봐 주세요.

신기한 꽃이 있어요!

 

커틀러리 : 신기한 꽃……?


콜린 : 이거예요!

원숭이 얼굴같아서 재밌지 않아요?

몽키 오키드라고 하는 것 같아요.

 

커틀러리 : 아아, 그거라면 알고 있어.

별명은 드라큘라 시미아지.

드라큘라속의 꽃이 박쥐처럼 보여서 흡혈귀를 본뜬 이름이 붙었어.

조금 무섭지만, 난 이쪽이 더 좋아.

 

원예부 부원 : 헤에, 그래요!?

커틀러리 씨, 박학하시네요!

 

커틀러리 : 따……딱히?

원예부라면 이 정도 지식은 있는 게 당연하잖아.

 

정원 직원 : 아뇨아뇨, 감탄했습니다!

굉장히 잘 아시네요.

 

커틀러리 : 에……?

 

정원 직원 : 이거 꼭, 두 분께 협력을 부탁드리고 싶어지네요……!

 

커틀러리 : (두 분이라는 건, 나랑 샤스포 씨를 말하는 거, 지.

협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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