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피로 물든 장갑

 

 

미소지은 에르메는, 드라이제 곁으로 다가갔다.

 

 

에르메 : ──드라이제.

장갑에 피가 묻었어.

 

드라이제 : ……!

 

 

무표정으로 계속해서 주먹을 휘두르던 드라이제가, 그 한 마디에 움직임이 딱 멈췄다.

그리고, 에르메의 말대로 자신의 손에 피가 묻었다는 것을 확인하더니,

얼굴을 찌푸고는 장갑을 벗어던졌다.

 

 

드라이제 : ……칫.

저건 처리해 둬.

 

에르메 : 저거라는 건 지그 말이야? 아니면 장갑?

 

드라이제 : ………….

 

에르메 : 후후, 미안. 조금 장난친 것 뿐이야.

장갑은 처분, 지그는 퇴실.

그거면 될까?

 

드라이제 : ……그래.

 

에르메 : 자, 지그. 빨리 방으로 돌아가렴.

그리고, 병사에게 청소도구를 가져오라고 전해.

 

지그부르트 : 젠장…….

 

 

지그부르트가 퇴실하자,

실내는 무거운 침묵에 휨싸였다.

 

 

라이크 투 : (드라이제 녀석……

고지식하지만, 냉정하고 그럭저럭 대화가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인식을 고쳐야 하나……?)

 

에르메 : ……후후…….

 

전령병 : ──드라이제 특별 사령관님, 계십니까!?

긴급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드라이제 : 들어와라.

 

전령병 : 실례하겠습니다.

슈투르가르트 서남서 바이센 광장에 아웃레이저 다수가 나타났습니다!

가까이 있던 병사들이 응전하고 있지만,

토벌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이미 부상자도 나오고 있습니다.

긴급 지원을 보탁드립니다!

 

드라이제 : 보고 수고했다. 바로 가지.

 

에르메 : 그럼, [마스터], 라이크 투, 가자.

 

마스터 : 야볼!

 

에르메 : 응, 훌륭해.


독일 지부 병사1 : 쏴라! 기죽지 말고, 쏴라!

 

아웃레이저-1 : ………….

 

독일 지부 병사2 : 칫! 전혀 안 통해……!

 

독일 지부 병사1 : 침착해라! 여기를 사수한다.

지원이 올 때까지 버텨라!

 

독일 지부 병사 2: 아, 아아……!

 

아웃레이저-1 : 죽인, 다…….

 

독일 지부 병사 1 : 큭……!

 

??? : 절대비도……!

 

아웃레이저-1 : 가아악……!

 

독일 지부 병사들 : ……!

 

에르메 : 미안, 늦었네.

 

독일 지부 병사 2 : 특별 사령관 보좌님!

 

에르메 : 아웃레이저는 우리들에게 맡기고, 너희들은 후방으로 물러나.

 

독일 지부 병사들 : Jawohl!

 

지그부르트 : 아웃레이저 놈들은 어딨는데.

설마, 아까 그 한 마리만 있는 건 아니겠지?

 

에르메 : ……지그.

방금 혼난 참이잖아?

또 멋대로 행동하면, 드라이제의 지시보다 앞서서 내가 널 총으로 돌려놓을 거야.

 

지그부르트 : 칫…… 시끄럽네, 알고 있어.

하지만──.

 

아웃레이저-2 : 죽어라…….

 

아웃레이저-3 : 죽인다…….

 

지그부르트 : 절대비도 없이 이 녀석들을 쓰러뜨리는 태평스러운 짓을 하면, 쓸데없는 사망자가 나올걸?

 

에르메 : 지그는 바보네.

0인지 100지밖에 생각 못 하는 걸까.

 

지그부르트 : 아아?

 

에르메 : 난 절대비도를 쓰지 말라고는 안 했어.

마스터를 낭비하거나 총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생각하고 쓰라는 말이야.

이번에는 나와 지그와 라이크 투,

각자 마스터가 다른, 세 명의 귀총사가 있어.

지그가 혼자서 날뛰는 게 아니라, 셋이서 평등하게 힘을 쓰면,

누군가가 죽는 일은 없어.

 

지그부르트 : 공적을 양보하란 거야? 그런 건 사양이야.

이 녀석들 전부 싸잡아서, 내 사냥감이다!

 

지그부르트 : 절대비도……!

 

에르메 : 정말이지…….

 

라이크 투 : 이봐, 우리들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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