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화 고마운 마음

 

──그렇게 맞이한, 수국화 페스타 당일.

정원 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샤스포와 커틀러리가 만든 팜플렛을 들고,

만개한 수국을 즐기고 있었다.

그 속에서 오너는, 아름답게 핀 아나벨 꽃에게 말을 걸었다.

 

 

정원 오너 : 올해도 너를 만나서 기뻐, 아나벨.

멋진 사람이, 네 그림과 비슷한 멋진 그림을 그려주었어.

네가 꽃을 즐기고, 행복해한다면 좋겠네.


한편 그 때, 샤스포와 커틀러리는 방문한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샤스포 : 이쪽이 수국 시즌 특별 팜플렛입니다.

사관학교 미술부와 원예부의 합작이에요.

 

커틀러리 : 이 꽃은 영국에서는 이 정원에서만 피는 특별한 품종으로──

 

미카엘 : 여어, 커틀러리.

오늘의 너는 상쾌한 음색이네.

 

파르 : 그 모습을 봐서는,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커틀러리 : 미카엘, 파르……!

고마워. 난 이제 괜찮아.


베르가 : 빙글빙글 4호! 5호!

너희들, 잘 움직이네~.

 

로렌츠 : 새 친구를 찾은 것 같군, 모르모트 1호.

이번에는 곤봉딱정벌레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이 플라스틱 수조를 쓰도록 해라.

 

베르가 : 옷?

좋은 거 가지고 있잖아!

 

로렌츠 : 그들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겠지만,

그들이 천적에게 공격받지 않도록 지키는 것도 주인의 역할이다.

 

베르가 : 좋았어!

그럼, 다음은 먹이 준비다!

 

카를 : 여어, 로렌츠.

[마스터]한테서 들었어. 너도 분투했었던 것 같네─?

 

로렌츠 : 카를 님! 잘 오셨습니다!

정원 내를 안내하겠습니다!


내원자가 일단락되었을 때,

정원을 돌아보려고 하던 [마스터] 앞에 샤스포가 나타났다.

 

 

샤스포 : [마스터], 나도 지금부터 휴식 시간이야.

같이 돌아보자.

 

 

샤스포와 [마스터]는 둘이서 정원을 돌아본 후,

안쪽 분수대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샤스포 : 이 분수, 일본의 하나쵸즈라는 걸 참고했대.

예쁘지.

 

선택지

  • 정말 예쁘다
  • 멋진 분수네

 

샤스포 : 저기, [마스터].

오너의 얘기를 들은 후로, 이것저것 생각했어.

오너는 우리들을 받아들여 주었지만,

그럼에도……귀총사와 인간에게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

그 중 하나가, 수명이야.

총은, 군용 제 일선에서 사용되었던 햇수로 말하면, 인간의 수명보다도 짧아.

예외는 샤를빌 선배와 브라운 베스 정도지.

하지만……소중히 관리받았더라면,

실용에 버금가는 상태로 몇백년은 유지할 수 있잖아?

그런 의미로, 우리에게, 인간의 생명은 분명 짧아.

하지만, 총으로써는 그렇더라도,

귀총사로서 계속 있을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이기도 해서……

……레지스탕스의 귀총사들은, 혁명전쟁의 마지막 전투 후에, 전원이 총으로 돌아갔지.

만약 내가 총으로 돌아가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 느낄지, 요즘 생각하고 있었어.

총으로써라도 네 곁에 있을 수 있는건 행복하지만,

이렇게 인간의 몸으로, 너와 '많이 닮은 존재'로는 있을 수 없게 돼.

만약 내가 평범한 인간이었더라면, 네 곁에서 성장하고, 나이가 들고, 함께 죽을 수 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인간이 부러운 마음도 들어.

타바티에르가 인간이 되고 싶다고 했던 기분을 알겠어.

우리들이 도달하는 행복은 뭘까?

귀총사와 인간은, 언제까지 함께 있을 수 있는 걸까?

그런, 답도 없는 것을 생각하게 돼.

 

선택지

  • 샤스포……
  • 어렵네

 

커틀러리 : [마스터]! 샤스포 씨!

여기 있었구나.

저기, 잠깐 시간 있어?

둘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서……!

 

샤스포 : ……? 알았어.


커틀러리가 [마스터] 일행을 안내한 곳은

정원 한켠에 있는 대관 스페이스였다.

테이블 위에 수국처럼 상쾌한 색의 젤리와

수국을 본뜬 화과자와 초밥이 놓여 있었다.

 

 

짓테 : 아아, 커틀러리 군!

[마스터] 군이랑, 샤스포 군도!

 

샤스포 : 짓테……?

 

짓테 : 커틀러리 군이 나를 여기에 초대해 줬어.

너희들도 그렇구나.

그런데, 이건……?

 

커틀러리 : 저기, 그게………….

 

 

조금 시선이 흔들린 후, 이윽고 결심을 한 것처럼 커틀러리가 말했다.

 

 

커틀러리 : 나, 항상 솔직하게 말을 못하니까……

다시금 제대로 감사를 전할 장소를 만들고 싶었어.

다들, 항상 고마워.

잘 말하지 못해서, 날선 듣기 싫은 말을 할 때가 많아서, ……미안해.

 

샤스포 : 커틀러리…….

 

커틀러리 : 여기 준비한 요리는……그, 모두를 향한 감사의 마음이야.

괜찮다면 먹고 가.

그리고, 괜찮다면, 앞으로도…….

……치, 친하게, 지내주었으면 해…….

 

선택지

  • 물론이지!
  • 이쪽이야말로, 항상 고마워

 

짓테 : 커틀러리 군……!!

나, 기뻐서 울 것 같아…….

 

커틀러리 : 오, 오버하긴! 됐으니까 먹으라니까!

아, 진짜 수국은 쓰지 않았으니까 안심해.

예쁘지만, 먹으면 독이니까.

 

 

그리고, 커틀러리가 초대한 귀총사들이 차례차례로 왔다.

 

 

베르가 : 오옷? 이거 먹을 수 있는 거야!?

 

로렌츠 : 어느 요리도 멋진 완성도로군.

수국이 가진 섬세한 아름다움이 훌륭하게 재현되어 있어.

 

카를 : 이건 예술품이네─!

한입에 먹는 게 아까울 정도야.

 

베르가 : 햐햣!

의외로 맛있네!

 

커틀러리 : 앗, 베르가!

혼자 다 먹으면 안 돼! 다 같이 먹는 거라고!?

 

미카엘 : 빗방울과 청렴한 색채의 하모니…….

응, 좋은 곡이 떠오를 것 같아.

 

파르 : 이런 걸 만들다니, 손재주가 좋네요.

미카엘 씨, 곡도 좋지만, 모처럼이니 먹어보는 게 어때요?

 

커틀러리 : 응.

두 사람의 입맛에 맞으면……좋겠어.

 

샤스포 : 후훗, 좋은 센스네.

커틀러리와는 역시 잘 맞을 것 같아.

 

커틀러리 : 고마워.

나……샤스포 씨네랑 팜플렛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어.

 

샤스포 : 응, 나도 그래.

 

 

이 즐거운 '지금'을 소중히 하자──

그런 마음을 가슴에 간식한 귀총사들은, 파랗게 개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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