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파리로

 

 

그라스 : 나는 안 갈 거야.

 

막스 : 뭐라고? 무슨 소리야.

마스터가 외롭지 않도록, 당신도──

 

그라스 : 프랑스는 혁명전쟁에서 레지스탕스 세력의 필두였어.

그래서, 프랑스의 현대총 취급은 최악이다.

현대총이라는 것만으로 경원시되고……두려움받고……!

파리에서의 추도식전따위……그야말로 현대총을 원망하는 인간이 우르르 온다고.

절대로 가고 싶지 않아.

 

펜실베니아 : 그건……, 반대 아니야?

 

그라스 : 반대? 뭐가 말이야?

 

카를 : 그런 상황이니 더더욱, 추도식전에 출석하는 건 좋은 기회겠지.

현대총도 고총도 다를 바 없이 애도의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일 수 있으니까─.

 

그라스 : 녀석들은 이쪽이 뭘 하든 바뀌지 않잖아.

 

선택지

  • 행동으로 보이는 게 중요해
  • 성의는 반드시 전해질거야.

 

그라스 : ………….

 

라이크 투 : 이번에 현대총은 너뿐만인 것도 아니고,

일부러 식전을 결석하는 게 더 인상이 안 좋아지는 거 아냐?

 

그라스 : ………….

……알았어.

 

쿄도 : 그럼, 부탁한다.

런던까지는 열차로 이동해 세계연합 담당자와 합류해줘.

출발하기 전까지 예복이 지급될테니, 반드시 착용할 것.

 

마스터 : Yes, sir.

 

그라스 : ………….


출발 당일, 필크레바트에서 발차하는 열차에 타고,

[마스터] 일행은 런던으로 향했다

 

 

막스 : 마스터. 샌드위치는 먹었어?

그리고 홍차도 있고…….

 

 

──끼이이……!

 

 

커를 : 이런. 긴급정지인가?

 

미카엘 : ……흐아암.

기분 좋은 리듬이었는데, 멈춰버린거야……?

 

짓테 : 뭔가 이상이 생긴 걸지도 모르겠네.

잠깐 보고 올게.


막스 : 선로 위에 나무가 쓰려져 있었다는 것 같아.

복구에는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짓테 : 뭐, 초초해 해봤자 방도도 없으니, 느긋히……아니, 응?

저기, 저건……설마!?

 

펜실베니아 : 그 설마야!

[마스터], 저걸 봐!

 

 

펜실베니아가 가리킨 곳에는

정차한 열차에서 내리는 그라스의 모습이 있었다.

 

 

선택지

  • 그라스가 도망쳤어!?
  • 쫓아가야 해!

 

라이크 투 : 기다려, [마스터]!

열차가 다시 움직일 때까지 돌아오지 못하면,

추도식전에 늦어버린다고!

 

막스 : 그래! 마스터는 남아 줘.

내가 바로 데리고 올게!

 

카를 : 어쩐지 재밌을 것 같으니, 나도 갈게.

절반은 여기에 남는 안이면 되겠지─?

 

선택지

  • 고마워!
  • 부탁할게……!

 

막스, 펜실베니아, 카를이 쫓아갔지만, 그라스는 계속 도망쳤다.

 

 

그라스 : 쫓아오지 말라고!

끈질겨!

 

막스 : 그쪽이야 말로, 체념하질 못하네!

마스터에게 걱정을 끼치지 마!

 

그라스 : 멋대로 걱정하고 있어!

난 돌아갈 거야!

 

막스 : 이 자식─! 제멋대로 굴지 마─!

 

펜실베니아 : 저기, 막스. 난……고민이 돼.

정말로 그를 데리고 돌아가야 하는 걸까……?

추도식이라는 건 마지못해 참가해야하는 게 아니잖아…….

 

카를 : 흠. 마지못해서 가는 것 보다는,

출석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그라스 : 거 봐, 이 녀석들은 이해해 주잖아.

 

막스 : 이해 못 하는 건 당신 쪽이잖아.

……분명 전에 갔을 때, 프랑스 녀석들은 안 좋은 느낌이었어.

나도 거기 있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

하지만……마스터의 말은 옳다고 생각해.

무언가 행동하지 않으면, 녀석들이 변할 가능성은 제로다.

행동하기 전에 도망치다니, 당신은 겁쟁이인 건가?

 

그라스 : 뭐! 내가 겁쟁이라고……?

 

카를 : 어쨌든, 슬슬 열차로 돌아가는 게 좋겠지.

움직이기 시작해버리면, 너는 이 광야에 남겨진다고?

그라스.

 

그라스 : ……칫.

 

 

한번은 왔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딱히 색다른 것도 없는 시골길에,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막스 : ……이상한데, 이렇게 오래 걸었던가?

 

펜실베니아 : 잠깐……이런 건물, 올 때는 없었어.

방향은 맞을텐데…….

 

 

안개 속에 낡은 건물이 보였다.

얼마 지나니,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카를 : …………?

저 녀석들이 하는 말은…….

 

그라스 : 그래, 프랑스어다.

어떻게 된 거지, 우리들은 런던으로 향하고 있었잖아.

 

펜실베니아 : 봐, 사람들이 모여 있어.

저 건물로 가 보자.

 

 

일행은 건물에 다가갔다.

꽤 낡은 목조 설비였다.

 

 

막스 : 태풍이라도 오면 날아가버릴 것 같은 집이네…….

 

군인 : 이봐, 비켜줘!

부상병이다!!

 

그라스 : 에……?

 

 

구형 군용차가 건물 앞에 멈췄다.

부상병이 자례차례로 들것에 실려, 실비로 옮겨졌다.


막스 : 여기, 혹시 병원인 건가……!?

다들 그라스같은 색의 군복을 입고 있는데…….

 

펜실베니아 : 다들, 상처가 심해…….

 

카를 : ……연합군의 야전병원이 이런 곳에?

하지만, 군복도 장비도 어쩐지 이상하네─……?

 

 

부상병 한명이 앓는 소리를 냈다.

붕대에 피가 맺힐 정도의 상처였지만,

총에 매달린 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간호사 : 자, 총을 놔요.

이래서는 처치를 할 수가 없어요!

 

위생병 : 안 돼, 총을 빼앗으려 하면 날뛰어.

일단 이대로 치료 부탁해.

 

막스 : 이봐, 당신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간호사 : 당신들이야말로 뭐예요!?

다친 거예요?

 

막스 : 다치……지는 않았지만…….

 

간호사 : 그럼 방해하지 말아줘요!

아니면 도와줘요! 조금이라도 일손이 필요하다구요!

 

위생병 : 이봐, 추가 환자다! 빈 병상은 있나!

 

간호사 : 이 사람이 먼저야, 기다리고 있어!

 

막스 : 뭐야 이건……!

마스터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간……!

 

그라스 : ………….

 

펜실베니아 : 왜 그래, 그라스?

 

그라스 : 지금, 실려온 녀석…….

……나를 들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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