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패션을 찾아서

 

에르메 : ………….

 

짓테 : ……어라?

 

라이크 투 : 이봐. 뭘 멈춰서는 거야, 짓테 아저씨.

얼른 쿄도한테 자료를 건내줘야지.

 

짓테 : 아, 그래…….

그런데, 조금 그가 신경이 쓰여서.

 

라이크 투 : 응……? 저건……에르메인가.

우왕좌왕하는 게, 뭘 하는 거지……?

 

짓테 : 에르메 군, 왜 그래?

 

에르메 : ……너희들인가.

나는 지금 여행 중이라서.

 

짓테 : 여행?

 

에르메 : 그래……패션을 찾는 여행…….

 

라이크 투 : 하아……? 뭐야, 패션이라니.

운동장을 어슬렁거려봤자 패션같은 건 못 찾잖아.

 

에르메 : 그런가……지당한 의견이네.

……그럼, 난 이만.

 

짓테 : 괘, 괜찮을까……?


에르메 : 하아…….

패션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어디를 가면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실례. 만약에 알고 있다면 가르쳐 줄 수 없을까.

패션이란 무엇인지…….

 

식당 아주머니 : 하아, 나한테 물어봐도 말이지.

안색이 안 좋은데, 뭐 먹을래?

오늘 메뉴는 비프 스튜야.

 

에르메 : ……아니, 괜찮아.

식욕이 없거든…….

 

 

에르메는 사관학교 내를 방황했다.

훈련장에서도 교실에서도 댄스에 필요한 패션이란 대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줄 자는 찾을 수 없었다.

 

 

에르메 : 패션…….

사교 댄스를 춤추는데……패션이 필요해…….

그렇다면, 내가 습득해야만 해.

하지만……패션이라는 건 어떤 현상, 혹은 물질이지……?

어디를 가면, 패션을 익힐 수 있는거야……!

 

타바티에르 : 옷, 이런 곳에 있었나.

이봐, 에르메!

 

에르메 : 타바티에르……?

그리고, [마스터]도…….

 

타바티에르 : 샤스포네한테서 사정은 들었어.

그 녀석들은 [마스터]쨩이 걱정이 됐던 거 뿐이고,

조금 심하게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악의는 없어.

 

에르메 : ………….

 

타바티에르 : 뭐, 확실히 그 훈련은 좀 너무 하드하다고 생각하고,

완벽한 동작보다 표현 쪽에 중점을 두고서──

 

에르메 : ──르쳐 줘.

 

타바티에르 : 에?

 

에르메 : 가르쳐 줘, 타바티에르!

패션이라는 건 뭐고, 어떻게 하면 익힐 수 있는 건지를!

너라면 알잖아? 완벽한 댄스에 필요해!

 

타바티에르 : 엣!? ……아─, 그런가.

그런 얘기였었지.

하지만, 에르메.

솔직히 네 댄스는 지금도 차고도 넘칠만큼 완벽하고,

나이트로서 부끄럽지 않은 상태──

 

에르메 : 안 돼!

패션이 없으면 완벽하지 않은 거잖아!?

완벽하지 않은 것따윈, 내가 용납 못 해.

……아니, 용납 안 해!

부탁해, 타바티에르.

패션을 가르쳐 줘……!

 

타바티에르 : 그, 그렇네…….

패션이라는 건…… 뭐, '정열'이지.

 

에르메 : ……정열.

말 자체는 알고 있지만……실제로는 어떤 거야?

 

타바티에르 : 음……, 이렇게,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듯한 감각이야.

굉장히 강하고 격렬한, 불타는 듯한 마음……이려나?

 

에르메 : 마음이 불타……?

잘 모르겠네.

마음이란 건, 인간의 파츠로 말하자면 어디에 해당하지?

 

마스터 : 같은 '하트'니까, 심장이려나……?

 

타바티에르 : 불탄다는 건 비유랄까…….

봐, 사람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격정에 휩싸일 때가 있잖아?

감정이 격렬해져,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던지.

그런 감정이, 정렬……패션이라고 생각해.

 

에르메 : 감, 정……?

 

 

에르메는 눈을 감고 미소지었다.

 

 

에르메 : 후……뭐야, 그런 건가.

전혀 모르는 게 당연하네.

 

타바티에르 : 에르메……?

 

에르메 : 나는 총이고, 인간이 아니야.

생각하고,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귀총사로서 형상하고 있지만,

자아를 잊을 정도의 감정을 품지는 않아.

즉, 내가 귀총사인 이상, 하트는 불타지 않고 패션은 영원히 손에 넣을 수 없어.

 

타바티에르 : 아니아니, 그렇지는 않잖아?

우리 귀총사도 감정은 있고, 패션도──

 

에르메 : …………말이 안 되네.

 

타바티에르 : 에, 에르메……?

 

에르메 : ……나, 총으로 돌아갈래.

 

타바티에르 : 하……?

 

 

에르메는 두 사람에게서 등을 돌려,

빠른 속도로 기숙사 쪽으로 사라져버렸다.

 

 

타바티에르 : 이봐, 에르메!

기다리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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