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프롤로그

 

 

??? : ……던로 율리시즈.

특별소집영장에 따라 뵙습니다.

 

중장 : 왔는가, 율리시즈 소령.

……그 소집영장이 의미하는 것은 알고 있겠지.

 

던로 : 네.

물론 알고 있습니다.

 

중장 : 그렇다면 됐다.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독일의 고난을 타파하기 위해,

자네가 임무를 완수하기를 기대하지.

……이 결정을 쓰도록.

 

 

중장이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상자를 여니,

그곳에는 검붉은 결정이 들어있었다.

 

 

던로 : 이것이……아리노미움 결정…….

 

중장 : 그리고──

자네의 귀총사가 되는 것은 이 두 정이다.

프로이센을 비원하던 독일제국통일로 이끌었던, 세계 최초의 실용적인 볼트액션총……

드라이제 니들건.

그리고,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라이플 걸작,

세계 4대 어설트 라이플로도 불리는, DG3이다.

'그들'이 지금의 독일에 어떤 입장인지는……흠.

아니,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군.

 

던로 :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한 번 심호흡을 한 던로 율리시즈는,

어쩐지 꺼림칙한 빛을 내뿜는 붉은 결정을 향해 손을 뻗었다.

 

 

던로 : ……윽!!

 

 

일순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결정을 쥔 손등에 장미같은 형태의 상처가 새겨졌다.

 

 

던로 : 크윽……!

 

 

던로는 숨을 가다듬고, 그 손으로 두 정의 총을 만졌다.

그 순간, 방은 눈부신 빛에 휩싸이고,

이윽고──

 

 

드라이제 : ………….

 

에르메 : ………….

 

던로 : 너희들, 이…….

 

에르메 : 맞아.

나는 DG3──코드 네임은 에르메야.

잘 부탁해, 새로운 마스터 씨.

 

드라이제 : 나는 드라이제다.

 

중장 : 드라이제 군, 에르메 군. 소개하지.

그는 던로 율리시즈 소령.

군역이 길고, 우수한 군인이다.

임무에 충실하고, 주변의 신뢰도 두텁지.

나도 그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던로 : 드라이제 특별사령관, 에르메 특별사령관 보좌……

잘 부탁드립니다.

 

 

던로는 악수를 하려 오른손을 내밀었다.

장미의 상처가 새겨진 그 손을 보고, 드라이제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에르메 : 잘 부탁해, 율리시즈 소령.

 

드라이제 : ………….

 

에르메 : ……왜 그래, 드라이제.

새로운 마스터와 우호관계를 맺어야지.

자, 악수야. 할 수 있잖아?

 

드라이제 : ……우리들은 싸우기 위해 불렸다.

그런 행위는 우리들에게 무용한 것이다.

나는 전장에 가지.

에르메. 너도 귀총사의 본분을 잊지 마라.

 

에르메 : ……너무하네. 내가 한 번이라도 전투나 연병에서 힘을 뺀 적 있었어?

Keine Kompromiss……타협은 하지 않아.

너도 알고있겠지.

 

드라이제  ……그렇지. 방금 그 발언은 정정하지.

 

던로 : ………….

 

중장 : 어떤가, 율리시즈 소령. 믿음직스러운 귀총사지?

드라이제 군……그는, 군인 중의 군인이다.

어떠한 때에도 그의 마음은 철처럼 흔들리지 않지.

 

에르메 : ……철처럼, 이라.

좋네, 그 말대로야. 우리들은 철이니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냉철하게 있을 수 있지.

 

중장 : 드라이제 군이 특별사령관, 에르메 군이 그 보좌로 있는 것으로, 전선의 사기가 굉장히 높아.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에르메 군.

 

에르메 : Jawohl.

 

중장 : 그럼……율리시즈 소령.

자네만한 군인에게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귀총사의 마스터로 선택받은 것은 굉장한 명예다.

한껏 직무에 힘써주게.

……목숨이 붙어있는 한은, 말이지.

 

던로 : ……네.


병사1 : ……저기!

혹시 당신은 율리시즈 소령이 아니십니까?

 

던로 : 응……? 확실히 나는 율리시스네만.

 

병사1 : 역시 그러셨군요……!

소령님께는 이전에, 전지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 만나뵐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던로 : ……아아, 자네인가.

몰라봤지만, 물론 기억하고 있지.

……떨고 있던 신병이 의젓해졌군.

 

병사1 : 기억하고 계셨군요……!

의젓하다니……이렇게 살아있는 것 자체가 율리시즈 소령님 덕분입니다!

 

 

몹시 감격한 젊은 병사는 굳게 악수를 나누고자, 양손을 내밀었다.

던로도 미소를 지으며 응했으나,

그 손등에 새겨진 상처를 보고, 병사는 새파랗게 질렸다.

 

 

병사1 : ……읏! 율리시즈 소령님……

그 손의 상처는, 설마…….

 

던로 : 아아……실은, 특별소집영장이 와서 말이지.

 

병사1 : 역시, 장미의 상처…….

어째서 당신만한 분이 그런 결사의 임무를 맡게 된 거죠!?

 

던로 : 자네가 신경쓸 일은 아닐세.

자네는 자네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나도, 명령받은 이 임무를 완수할 뿐이야.

 

병사1 : 율리시즈 소령님. 당신에게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뭐든 하겠습니다……!

 

던로 : ……내게는 처도 자식도 없어. 미련은 없네.

오히려, 마지막에 명예로운 역할을 맡게 되어 다행이라고조차 생각하고 있지.

다만…… 딱 한 가지 미련이 있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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