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와이너리의 휴일

 

샤스포 : 이번 주 휴일에는 무슨 일정이라도 있어?

타바티에르.

 

타바티에르 : 커틀러리 군과 낚시라도 가지 않을까 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어.

 

샤스포 : 엣? 커틀러리와 사이가 좋았던 거야? 너.

 

타바티에르 : 샤스포도 올래?

 

샤스포 : 음……낚시라 …….

 

그라스 : …… …….


그라스 : 좋아! 탈출 성공♪

요즘 그 녀석들, 내가 나가는 걸 보면 따라오려고 한단 말이지.

정말이지, 가볍게 한숨 돌리는 것도 할 수가 없어.

 

 

이 날, 그라스는 어느 와이너리를 찾아가려고 사스포네의 눈을 피해 필크레바트 역에 와 있었다.

얼마 후, 플랫폼에 열차가 도착했다.

 

 

그라스 : 좋아, 그레이플라이어즈행은 이 열차로군.

앗!

아름다운 마드모아젤이 커다란 짐을 힘들게 들고 있어.

……찬스!


그라스 : Bonjour, 여행하는 아가씨.

무거워 보이네요. 제가 들어드릴까요?

 

여성 : 아뇨, 다음 역에서 내리니 괜찮습니다.

고마워요.

 

그라스 : 그런. 당신과의 여행이 이제 곧 끝나버린다니…….

저는 운명을 저주하겠습니다!

 

여성 : 그, 그렇네요……저어, 당신은 어디까지 가시나요?

 

그라스 : 그레이플라이어즈 역입니다.

 

여성 : 어머, 그럼 반대방향이네요!

 

그라스 : 뭐……!


역무원 : "그레이플라이어즈 역~. 그레이플라이어즈 역입니다"

 

그라스 : 하아, 터무니없는 시간낭비를 해버렸네.

반대 방향을 타버리다니……가르쳐줘서 다행이야.

그럼, 여기서부터는 어떻게 가지?

지도에 의하면……으응? 저기가 여기고 …….

 

 

그라스는 지도를 뒤집어보고, 돌려보기도 하고, 고개를 꺾어 바라보았지만,

와이너리로 가는 길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라스 : 큭 ……이럴 줄 알았더라면 길 안내 역으로 타바티에르만이라도 데려올 걸 그랬어.

또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서──

앗!

 

지그부르트 : ……응?


지그부르트 : 자, 도착했다고.

 

그라스 : 여기가 포도따기 체험도 할 수 있는 와이너리인가.

응─, 좋은 냄새가 나는걸!

 

지그부르트: 그건 그렇고, 이런 곳에서 네놈과 만날 줄이야.

정말로 혼자 온 거냐.

여자랑 만나기로 한 거 아냐?

 

그라스 : 흥.

지금은 말이지, 연상에다 지적인 미래의 마쉐리가 있다고.

이름은 아이라. 그녀에게 와인을 선물할거야.

 

지그부르트 : ……미래의?

 

직원 : 안녕하세요!

포도따기 체험과 와인제조 체험을 할 수 있는 와이너리에 어서오세요!

두 분이시군요.

만들 와인 수를 선택해 주세요.

 

그라스 : 나는 네 병이다. 하나는 장기숙성으로 부탁해.

 

지그부르트 : 나는 세 병.

 

직원 : ……어라?

혹시, 필크레바트의 귀총사님이신가요!?

 

그라스 : 그래 ……그런데.

 

직원 : 와앗! 굉장해!

귀총사님이 저희 와이너리에 오시다니!

 

그라스 : 훗. 오늘은 프라이빗인데 곤란한걸.

 

직원 : 그것도 귀총사님이 다섯 분이나!

 

그라스·지그부르트 : ……다섯?


1화(거점3 클리어시 개방)

 

안으로 안내받은 그라스 일행은 포도 농장에 도착했다.

주변 한 면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나무에는

약간 자그마한 포도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달려 있었다.

 

 

그라스 : Tres bien!

 

지그부르트 : 호오─, 이거 굉장한데.

 

그라스 : 어서 따 가자고!

하나를 가위로 잘라……서.

으음! 굉장히 달아! 프루티!

 

지그부르트 : 음 ……오오, 맛있네.

좋은 포도다. 와인으로 만드는 게 기대되는걸 …….

 

카를 : 여어, 너희들. 우연이네─.

 

그라스 : 아! 너희들!

 

로렌츠 : Mr.그라스와 Mr.지그부르트가 둘이서 가을 포도 따기라고 ……!?

전혀 상정하지 않았던 조합이다. 흥미로워.

 

그라스 : 다른 세 명은 이 녀석들이었나 …….

정말이지, 선수를 칠 줄이야 ……내가 제일 처음 오고 싶었다고.

 

로렌츠 : (무슨 뜻이지 ……?

Mr.그라스가 순서를 신경쓰는 이유는 내 두뇌로도 알 수가 없어 ……)

 

베르가 : 저기저기! 여기 있는 것도 먹자!

나 이거 가져갈래! 싹둑!

 

로렌츠 : 앗, 모르모트 1호! 그건──

 

베르가 : ……우물. 셔!

 

카를 : 벌써 잊어버린 건가. 아까 말했잖나?

달콤한 건 색이 진한 포도.

아직 녹색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건 신 포도야.

 

로렌츠 : 모르모트 1호가 딴 포도는 아직 덜 익었군.

 

베르가 : 먼저 말하라고~!

이봐 안경! 남은 건 네가 먹어!

 

로렌츠 : 하지만, 적당한 산미를 와인에 더하는 것도 도움이 될지도 몰라.

이건 내 와인 제조용 포도로 쓰도록 하지.

 

지그부르트 : 이봐, 너희들 다른 종류 포도도 먹어 본 거야?

이 농장에는 6종류가 있다고 들었는데.

 

카를 : 응, 물론 전종류를 먹었지.

모두 맛있었지만, 주얼 퍼플을 제일 추천하지─.

 

그라스 : 주얼 퍼플?

 

로렌츠 : 신품종 포도라는 것 같더군.

오늘은 광고사진 촬영을 하는 것 같아,

보석을 곁들인 포도 오프제도 장식되어 있었다고.

너희들도 보고 오도록 해.

 

그라스 : 주얼말이지 ……마음이 끌리는데.


그 후──잠시 포도 따기를 만끽한 후,

그라스와 지그부르트는 주얼 퍼플이 있다고 하는 에어리어로 향했다.

 

 

직원 : 주얼 퍼플은 이쪽입니다.

이건 포도 따기 형식이 아닌, 테이블에서 한 송이씩 안내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라스 : 앗, 저쪽에서──

 

아이들 : 와아─! 맛있겠다~!!

 

관광객들 : 주얼 퍼플 주세요!

 

 

그 때, 단체 관광객과 아이들이 밀려와

주얼 퍼플 테이블은 인파에 묻혀버렸다.

 

 

지그부르트 : 켁 ……저래선 들어갈 수가 없겠는데.

이봐, 어떡할래? 포기할건가.

 

그라스 : …… …….

있지, '신 포도' 이야기, 알고 있나?

 

지그부르트 : 아? 뭐야, 뜬금없이.

 

그라스 : 아니 ……잠깐 생각난 것 뿐이야.

 

직원 : 앗, 저기─! 그라스 씨 ……!

 

그라스 : 응 ……?


2화(거점 8 클리어시 개방)

 

카메라맨 : 굉장히 멋져요!

그대로 조금 턱을 들어주시겠어요?

 

그라스 : 이렇게?

 

카메라맨 : 좋아요!

 

그라스 : 저기, 이런 식으로 포도즙을 떨어뜨리는 건 어떨까.

 

직원 : 너, 너무 섹시해 ……!

주얼 퍼플의 쥬시함도 전해지니, 멋진 아이디어예요!

 

그라스 : 자, 많이 찍어 줘.

주얼──

나 이상으로 보석에 어울리는 귀총사는 없으니까.

[마스터]도 아이라도, 내게 푹 빠져버릴 한 장 부탁할게?

 

카를 : ……돌아가기 전에 한 마디 전해주려고 했더니,

왜 이렇게 된 거지?

 

지그부르트 : 아아 ……

갑자기 광고사진 모델이 못 오게 됐는데, 대역을 그라스가 받아들였대.

 

로렌츠 : Mr.그라스 ……물 만난 물고기 같아.


직원 : 갑작스런 부탁에도 불구하고,

모델 역을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멋진 광고사진을 찍었어요 ……!

와인값과 기념품 포도로 답례를 하고 싶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포도 따기를 즐겨주세요!

 

그라스 : Merci. 이쪽이야말로 좋은 체험이었어.

사진이 완성되면 사관학교에 보내줘♪


촬영을 마치고 포도농장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주얼 퍼플의 테이블은 혼잡했다.

 

 

지그부르트 : 이봐, '신 포도' 이야기, 기억났어.

배를 곯은 여우가 맛있어 보이는 포도나무를 발견했지만,

몇 번을 점프해도 포도에 손이 닿지 않았지.

포기한 여우가 중얼거렸지 ……

'어차피 포도는 신 포도일 게 분명해'라고.

 

그라스 : 그래, 그 말대로야.

원하는 것에 손이 닿지 않는다면, 화풀이로 그것을 폄하하게 되는 거지.

예전의 나는 그랬어…….

아니, 정말로 원하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원하는 것에 손을 뻗을 수 있어.

 

 

그라스는 관광객으로 혼잡한 테이블로 걸어가더니,

관광객 속으로 서슴없이 들어가, 손을 척 들었다.

 

 

그라스 : 한 송이 주세요!

 

직원 : 아, 네! 여기요─!

 

그라스 : Merci!

 

 

주얼 퍼플을 손에 넣은 그라스가

지그부르트에게로 돌아왔다.

 

 

지그부르트 : ……굉장하네, 너.

 

그라스 : 흥, 그렇지.

어디어디 ……?

음! 굉장히 달아!

고귀한 맛인데♪


그라스 : 다녀왔어~.

 

샤스포 : 아! 그라스. 어딜갔던 거야?

행선지도 말 안하고 멋대로──

 

지그부르트 : 나랑 포도따러 갔어.

 

샤스포 : 엣!?

지그부르트랑 친했어, 너?

 

지그부르트 : 우연히 거기서 만난 것 뿐이야.

 

선택지

  • 어서 와
  • 뭔가 달콤한 냄새가 ……?

 

그라스 : 여어, [마스터].

멋진 선물이 있다고──자.

갓 딴 포도, 하나 어때?

 

선택지

  • 고마워!
  • 맛있겠다!

 

고스트 : 풋 ……'포도 하나 어때[footnote]부도우히토츠부도우. 발음이 같은 데서 오는 말장난.[footnote]' ……,

웃겨 ……. 푸푸풋 …….

 

그라스 : ……!!

그, 그런 거 아냐!

우연이라고!

 

전원 : 아하핫!

 

 

이 날은 타바티에르와 커틀러리, 그리고 샤스포가 낚아온 생선 요리와 포도 디저트가 나왔다.


에필로그. 신선한 와인으로 건배

 

몇 달 후──그라스에게 막 완성된 와인이 도착했다.

 

 

로렌츠 : 이건 Mr.그라스의 와인 세 병이다.

Mr. 지그부르트도 세 병이로군. 마지막 한 병은 내 거다.

 

지그부르트 : 세 병? 너, 네 병 주문하지 않았던가?

 

그라스 : 하나는 [마스터]가 성인이 될 때 쯤에 도착하도록 해 뒀어.

로맨틱한 아이디어지?

이건 타바티에르 몫이고, 이건 내가 마실 거지.

다른 한 병은──샤스포에게라도 줄까.

 

 

그라스는 목함에서 한 병을 꺼내 마개를 열었다.

 

 

지그부르트 : 그 말은, 어쩌고 하던 여자는…….

 

그라스 : 아이라는 지적이고 야심으로 넘치는 멋진 여성이었어.

그래서 사랑보다는 커리어를 우선했지.

일에 열심인 여성──멋지잖아.

 

로렌츠 : (청년은 파악했다. 즉, 차인 것이다.)

 

그라스 : 자, 그녀의 미래에 건배!

 

로렌츠·지그부르트 : 그, 그래 ……건배.

 

그라스 : 으음! 맛있어.

화려하고 경쾌. 내 취향이야.

 

로렌츠 : 음, 이거 마시기 좋군.

술술 넘어가는 것 같아 ……!


한 시간 후──

 

 

로렌츠 : 우웃!

카를 님은 높이 달려있는 종류의 포도를 따기 위해 목말을 태워드렸던 것을 아직 마음에 두고 계신 것 같다!

 

지그부르트 : 의외로 오래가네.

 

로렌츠 : 카를 님은 나쁘게 말하지 마!

나쁜 건 나다!

 

그라스 : 매력적인 나와의 연애보다 일을 우선하다니!

아아, 그녀는 센스가 없어.

그런 게 분명해!

 

지그부르트 : 너 아까랑 반대로 말하잖아.

 

그라스 : 카를도 꼬맹이 주제에 잘난 듯이 굴고!

 

로렌츠 : 카를 님을 우롱할 셈인가!?

Mr.그라스야말로 센스가 없군!

 

그라스 : 뭐라고!?

 

지그부르트 : 시끄러 …….

혼자서 마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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