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에메리히의 결말
─1962년, 서독.
일동이 보름홀머 거리로 가 보자, 동독 병사가 침입해 있었다.
서독 병사 1 : 왜 이렇게 빨리……?
수비가 약해진 틈에, 하필이면…….
라이크 투 : 이거, 율리안이라고 했나?
……그 녀석의 밀고지.
에메리히 : …………
너희들은 기지에 돌아가 지원을 불러줘.
우리들은 여기서 저지한다.
짓테 : 알겠어!
맡겨 줘, 꼭 무사해야 한다!
에르메 : ………….
에르메의 선도로, 전투중인 보른홀머 거리에서 떨어져,
세 명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짓테 : ……에르메 군?
기지로 돌아가야지!
에르메 : 여기서 대기야.
짓테 : 뭐라고……!
지원을 불러 달라고 했잖아!
에르메 : 그들은, 오늘 여기서 죽을 운명이야.
원래 역사에서는 고군분투하며, 지원은 오지 않았어.
우리가 움직이면, 역사가 바뀌어버려.
짓테 : 그럴 수가!
조금이라도……한 명이라도 구하러……!
에르메 : 저 난전 중에?
여기서 부서지면, 넌 마스터의 곁으로 돌아갈 수 없어.
전투에 참가해서도 안 돼……
우리는 여기서 보는 거야.
짓테 : ……큭……!
라이크 투 : ………….
고성과 총성이 잠잠해진 후에, 세 명은 건물에서 나왔다.
보른홀머 거리로 돌아가보니,
베를린 장벽 주면에 서독 병사들의 유해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 중에 에메리히의 모습도 있었다.
짓테 : 아……아아…….
에르메 : ………….
에메리히의 손에는 피에 젖은 봉투가 떨어져있었다.
라이크 투 : 편지……?
에르메 : 그래, 그런 것 같네.
질리지도 않고, 또 편지야.
"군 간부를 노린 그 작전이 성공하더라도,
많은 시민이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되겠지"
"군 간부의 거주지역 일대를 제압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작동하는 화학병기를 시가지에 투입한다……
이 무시무시한 작전을 막기 위해, 우리는 최대한 저항하고 싶어"
"이 편지가 읽힐 때, 나는 목숨이 끊어졌을 것이다.
그래도 상관 없어. 목숨과 맞바꾸어서라도 막았다면.
그 악마같은 작전이 실패로 끝났기를 바란다"
……! 화학병기, 투입…….
에메리히 : ……큭……, 콜록…….
라이크 투 : ……윽!? 아직 살아있었던 거야!?
짓테 : 급소를 비껴나간 거야!
에메리히 군, 정신 차려……!
에메리히 : ……당신, 들에게는, 상상한대로……야?
……됐, 어……난 만족, 했어…….
배신당할 거, 라는 걸, 알아도……역시 녀석을 놔 주었어.
아니……녀석이 자군에 돌아가, 우리들의 존재를, 알리고…….
……부디, 우리들을 토벌해 주길 바란다고 생각했어…….
에르메 : 넌 냉철한 남자였을 거야. ……그런데도.
짓테 : 그런 게 아니었던 거야.
에르메 : ……?
짓테 : 에메리히 군은 계속, 못 본 척 했었던 거야.
느끼지 못하는 척……자신의 깊숙히 봉인해 둔, 마음을.
이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유롭게 결단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임무 수행보다, 자신의 죽음을 택함으로써…….
라이크 투 : 에메리히의 공적은 헤아릴 수가 없어.
실제로 시민을 휘말리게 하는 공격같은게 벌어진다면,
동서 독일의 분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을지도 몰라.
짓테 : 에메리히 군은 소꿉친구를 살려주는 것으로……,
더욱, 더 많은 사람들도 구한 거야…….
에르메 : ………….
에메리히.
나는 지금껏, 당신은 불쌍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어.
쓸데없는 사적인 감정에 져서 죽은, 불쌍한 주인……이라고.
하지만……그게 아니었네.
내가 모르는 진실이 있었던 것 같네.
에메리히 : ……냉철한 행동이, 장기적으로 최선책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어.
스스로의……생존이, 스스로에게 최선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어…….
……이걸로 된 거야, 나는……
지금껏 엮여왔던, 어느 작전보다도…….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어…….
내게 있어, 그게 무엇보다도……소중했어…….
에르메 : ……이해는 할 수 있어.
에메리히 : 너도……소중한 사람, 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이 희생되더라도……그 사람을 구한 것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을까……?
에르메 : ……! 소중한 사람, 을…….
……아니. 몰라. 나는…….
에메리히 : 후……그래도 돼.
솔직해, 지자…….
나는 죽기 전에……드디어 솔직해 질 수 있어서, 다행…….
………….
짓테 : ……읏, 에메리히 군…….
에르메 : ………….
에르메는 눈을 뜨고 있는 에메리히의 눈꺼풀을 감겨주고,
묵념하듯 눈을 굳게 감았다──.
에르메 : ……읏!
여긴……런던행 열차……?
……[마스터]……?
눈 앞에서 졸고 있는 [마스터]를 보고,
에르메는 에메리히의 말을 반추했다.
에르메 : 솔직하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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