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해프닝 쿠킹
하치큐 : 뭐야, 그 커다란 냄비는.
드라이제 : 이건 더치 오븐이라고 한다.
두꺼운 금속으로 된, 뚜껑 달린 냄비다.
에르메 : 드라이제는 지금껏 거의 부어스트밖에 안 만들었지만,
이 세상에는 다양한 요리법이 있잖니?
나도 이것저것 조사해보다가 더치 오븐이라는 것을 알고,
드라이제가 좋아할 것 같아서 소개해 봤어.
하치큐 : 흐응……보기엔 우락부락한 냄비라는 느낌이지만.
보통 냄비랑은 뭐가 달라?
드라이제 : 첫 번째 특징은 뚜껑 상부에 숯을 둘 수 있다는 점이겠지.
아래에서 뿐만 아니라, 위에서도 열을 가할 수 있기에 오븐처럼 쓸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금속의 두께.
이 두 가지로 인해, 온도변화가 적어져 균일한 냄비 내 환경을 실현하여, 수분을 잃지 않기에 쥬시하게 완성할 수 있지.
또한 원적외선 효과로 인해 이런 커다란 고기덩어리여도 제대로 열이 가해져, 안전히 먹을 수 있는 것이다……!
하치큐 : 오오……굉장해……!
드라이제 : 좋아……재워둔 돼지고기를 더치 오븐에 넣고──뚜껑 위에도 숯을 놓는다.
그리고,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릴 뿐이다.
에르메 : 그렇게 만들어진 게 이거야.
자, 시식해봐.
하치큐 :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아니, 벌써 다 된 거야!?
에르메 : 후후, 이건 시제품이야.
드라이제 : 지금 굽고 있는 건 스파이스에 더욱 개량을 더한 것이다.
하치큐 : 엄청 기합을 넣는 편이구나…….
하지만, 시제품이라도 진짜 맛있으니까 완성이 기대돼.
……근데, 다른 한 명은 어디 간 거야.
에르메 : 지그 말이야? 그거라면, 저기서 뭔가 하고 있어.
하치큐 : 혼자서 뭐 하는 거야……?
──푸슉
지그부르트 : ……푸핫.
하치큐 : 우와, 대낮부터 술이냐.
지그부르트 : 아? 아냐.
비어치킨을 만들 거라서 반은 마신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지그부르트는 생닭의 엉덩이 부분에 맥주캔을 꽂고, 숯에 불을 붙였다.
하치큐 : 으헤엑!?
뭐, 뭐 하는 거야……
뭔가 그로테스크해…….
엽기 살인범의 아지트에 잠입하는 호러 게임에서 테이블 위에 놓여 있을 것 같은 비주얼이야…….
지그부르트 : 뭘 쫑알거리는 거야.
비어치킨이라는 건 이런 거잖아.
하치큐 : 아니, 비어치킨이 뭔지 모르거든……
지그부르트 : 아아?
비어! 치킨! 말 그대로잖아.
반쯤 맥주를 마시고 그걸 닭에 끼워서 굽는다.
그러면 맥주가 증발해서, 안쪽까지 부드러워져 극상으로 촉촉하고 쥬시하게 완성된다고.
하치큐 : 헤에. 그 말을 들으니, 의외로 나쁘지 않을 것 같네.
겉보기엔 위험하지만.
지그부르트 : 당연하지. 나는 성공작 님이라고.
내가 만드는 요리도 당연히 성공작이다.
좋아, 다음은 이 양철 양동이를 덮어 씌운다.
당연히 신품이고 깨끗하게 씻었지.
모쪼록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치큐 : 어쩐지, 이 녀석들 굉장하네…….
안 그래도 더운데 마음까지 불타오르고 있어…….
BBQ에서 이렇게나 바리에이션이 나오다니……
하치큐 : 그럼……프랑스조는 어떻게든 됐으려나……?
샤스포 : 불이 나서 발이 묶였지만…….
우리들에겐 이게 있어──
샤토브리앙!!
하치큐 : 오오오……
처, 처음 봐……!
샤를빌 : 샤토브리앙은 소 한 마리에서 불과 600g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궁극의 희소부위'지♪
그라스 : 우리들은 자주 먹던 맛이지만 말야.
샤스포 : 샤토브리앙은 심사위원몫으로 세 개밖에 없으니까.
이 세 장……두 장은 뭐, 최악의 경우에는 괜찮다 치고,
[마스터]가 먹을 한 장에 모든 걸 거는 거야.
내가 완벽하게 구워보이겠어……!
완벽하게……완벽하게………….
그라스 : 정말이지, 시끄럽구만.
내가 마무리로 트뤼프를 뿌려 줄테니까, 얼른 구워.
다른 팀은 이미 플레이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샤스포 : 지금 집중력을 높이고 있어!
조용히 해 줘……!
하치큐 : 어쩐지 이쪽까지 긴장되네……
그보다, 샤토브리앙에 트뤼프라니, 얼마나 돈을 쓴 거냐고……무섭다고…….
샤를빌 : 좋아, 소스 완성♪
남은 건 메인인 고기 뿐이네.
샤스포 : 잠깐……샤를빌 선배까지 압력을 주지 마세요!
샤를빌 : 엣, 미안……?
샤스포는 심호흡을 하고, 신중하게, 최고급부위인 샤토브리앙을 구워갔다.
그라스 : 슬슬 괜찮을 것 같나?
트뤼프 깎는다.
샤를빌 : 잠깐, 접시 위에 올린 후에──
그라스 : 앗.
그라스가 트리프를 뚝 떨어뜨렸다.
줄 위를 데굴데굴 굴러가던 트뤼프는 줄과 화로 틈을 타고, 숯불로 떨어버렸다.
세 사람 : 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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