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바다의 아쉬움 ~ 태양의 선물

 

지그부르트 : 아─…….

그냥, 그 뭐냐, 미안했다.

그, 폐를 끼쳐버린 것 같으니.

 

커틀러리 : 헤에?

너 사과할 줄 아는구나?

 

지그부르트 : 시끄럽네!

필요하다면 사과하고, 감사도 할 줄 알아!

필요하다면, 말이지!

 

커틀러리 : 정말이지 솔직하지 못하네.

거기다, 그 겉모습으로 성적도 좋은 주제에 이상한 곳에서 바보같고.

 

지그부르트 : 시끄러!

이거라도 먹어!

 

 

지그부르트는 바다에 손을 집어넣더니,

커틀러리에게 힘껏 물을 튀겼다.

 

 

커틀러리 : 우와아아아악!?

 

지그부르트 : 이봐이봐, 무슨 소릴 내는 거야?

 

샤를빌 : 지그부르트 씨!

커틀러리 군은 물을 불편해 해!

 

지그부르트 : 아?

불편하다고 해서 도망치면 계속 그대로잖아.

자, 익숙해 져.

근성을 내. 자!

 

 

지그부르트는 더욱 힘껏 물을 튀겼다.

 

 

샤를빌 : 자, 잠깐, 하지 마!

우리들한테까지 튀잖아!

 

지그부르트 : 괜찮잖아.

너희들도 물 뒤집어 써.

기분 좋다고! 자, 자!

 

샤를빌 : 차, 차가워─……!!

 

로렌츠 : 으음…….

의외로 기분 좋군.

 

커틀러리 : ……………….

 

지그부르트 : 왜 그래, 멍하니.

말도 안 나올 정도로 굳어버린 거냐?

 

커틀러리 : …………짜.

 

지그부르트 : 바닷물이 짠 건 당연하잖아.

몰랐던 거나?

그럼, 너도 바보잖아. 하하핫!

 

커틀러리 : 뭐야, 물도 안 마시고 쓰러진 녀석에게 듣고 싶지 않네.

……후훗.

 

지그부르트 : 웃지 마.

자, 더 짠 물 뒤집어 써!

 

커틀러리 : 따, 딱히!

이 정도라면 아무렇지도 않거든!

자!

 

지그부르트 : 옷, 반격이냐?

받아주지! 으랴으랴아!!

 

샤를빌 : 좋아─, 나도─!

 

로렌츠 : ……후우.

난 사양하지.

 

샤를빌 : 어라, 로렌츠 씨는 안 하는 거야?

물싸움, 재밌는데?

 

로렌츠 : 낮에 너무 일했으니, 이 이상 움직이는 건 체력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해변에서 낮잠이라도 자고 오지.

Mr.샤를빌네는 즐기도록 해.

그럼.

 

커틀러리 : 가버렸네…….

 

지그부르트 : 칫, 실컷 모르모트니 뭐니 해놓고, 혼자서 도망치다니 분위기 탈 줄 모르는군.

 

커틀러리 : 빈틈 발견! 에잇!

 

지그부르트 : 큭.

제법이잖아! 반격이다!

 

 

지그부르트네는 석양이 저물 때까지 바다에서 실컷 놀았다.

 

 

로렌츠 : 쿨……쿨……쿨…….

 

 

다음 날──

 

 

로렌츠 : 크으윽…….

 

샤를빌 : 왜 그래, 로렌츠 씨?

 

로렌츠 : 얼굴이……아, 아파……!

 

커틀러리 : 어제, 해변에 자서 타버린 거 아냐?

 

로렌츠 : 큭……그런가, 이것이 태닝의 고통…….

불찰이었군……

 

지그부르트 : ……이봐.

잠깐 그 안경 벗어 봐.

 

로렌츠 : 상관은 없지만…….

안경이 어쨌다는 거지?

 

 

로렌츠는 안경을 벗었다.

 

 

지그부르트&샤를빌&커틀러리 : ……!

 

샤를빌 : 푸…….

로렌츠 씨, 얼굴, 탔어.

그것도, 안경 모양으로! 후후후, 이상해……!

 

지그부르트 : 아─핫하핫!

하얀 프레임으로 바꾼 거냐?

꽤 잘 어울리잖아!

 

커틀러리 : 아하하!

웃기지 말라니까, 정말……!

아─, 배 아파……!!

 

로렌츠 : ……큭, 더한 불찰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다음부터는 절대로, 안경을 쓴 채로 태닝을 하는 우행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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